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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칠레 파타고니아 TDP W-트렉

[칠레여행] TDP 토레스 델 파이네 W 트레킹, Les Torres 레스토레스

by 머금이 2018.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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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델 파이네 캠핑 트레킹 첫 아침식사

쌀밥을 얼려 가져오길 잘했다. 시간도, 가스도 절약할 수 있고 간단히 인스턴트 국과 함께 끓여 먹으면 든든한 한 끼가 된다. 모양은 꿀꿀이 죽처럼 생겼지만 그래도 한 끼 한 끼 든든히 밥을 먹어야 밥심으로 트레킹을 할 수 있다.무겁기는 해도 만약 먹는 것이 부실 했다면 하이킹을 즐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밥이 잘 안 녹았다. 11월이라 그런가??

 

또레스 삼봉보러가는 날. 구름 한 점 없는 파아란 하늘

어제 흐리던 날씨가 오늘은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파란 하늘이다. 토레스 삼봉을 보러 가는 오늘 날씨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 침낭 밖과 텐트 안에 성에가 끼었다. 다행히 오늘은 Day 하이킹이고 다시 돌아와 같은 캠프장에서 일박을 더 하니 일단 텐트와 침낭을 뜨거운 태양 아래 마르도록 널어놓았다. 

 

또레스 삼봉 Les Torres 전망대, 산행은 9시간

칠레노 캠핑장(2시간)-또레스 캠핑장(1:30시간)-전망대 (1시간) 일정으로 왕복 9시간 걸리는 하이킹이지만 다행이 일일 산행이므로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처음 이런 트레킹을 해 보는 것이라 거짓말 조금 보태 배낭이 내 몸집보다 큰 것 같다. 일단 오늘 9시간 하이킹에는 간단한 간식과 점심과 물만 챙겨 올라갔다. 

 

캠핑장 옆에는 라스 또레스 호텔이 있었는데 그래도 이왕 하는 트레킹, 텐트에서 침낭펴고 자보는 게 더 운치 있는 것 같다. 노르웨이 이후에 이렇게 길게 하이킹을 해보는 것은 오랜만이고, 텐트를 매고 하는 캠핑 트레킹은 파타고니아가 처음이다. 네팔처럼 고산병의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하는 트레킹이라 삼봉 가는 길이 힘이 들긴 했다..

 

 

 

 

 

 

트레일은 잘 뻗어있고 방향 표식도 잘 되어있다. 오늘은 칠레노라고 쓰여있는 간판을 따라 시작한다. 완만하게 시작하는 트레일. 날씨가 좋다 못해 덥다. 조금의 경사길이 나오니 말을 타고 삼봉에 오르는 관광객도 보인다. 산과 산 사이에 흐르는 강물 줄기를 보며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올라간다. 정말 행운이다. 어떤 사람들은 날씨운이 없어 삼봉이 구름에 가려지거나 한다는데 내가 올라간 날은 구름이 한점 없이 파란 하늘이다. 어쩌면 구름이 조금 있었으면 더욱 우장한 사진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간판에 꾸에르노스와 칠레노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늘 나는 칠레노를 향한다.

 

 

시작은 약간 경사를 지고 산허리를 타고 올라간다. 파란 하늘과 설경, 정말 완벽한 파타고니아의 아침 날씨다. 이곳에서 말을 타고 올라가는 관광객도 보았다. 산아래로는 계곡물이 흐르고 숲 속 나뭇잎들은 초록 초록하다.

 

 

나뭇잎들이 파릇파릇한 것이 물을 많이 머금은 것 같이 싱싱하고 건강해 보인다. 빨강머리 앤이 아름다운 나무들이 양갈래도 쭉 늘어선 길을 마차를 타고 가면서 기쁨의 하얀 길, 환희의 하얀 길이라고 이름 붙인 기분을 이해할 것 같다. 정말  눈부시도록 반짝이는 초록잎들 사이 나뭇가지들이 너무나 선명해 신비한 기분까지 들었었다.

 

 

신비한 숲길에서 촉촉한 맑은 공기를 많이 마시고 나오자마자 이런 삭막한 돌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나무뿌리가 나와있을 정도로 땅이 메말라 있다. 하지만 어린 나뭇잎들이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푸르게 자라고 있다.

 

 

 

이제부터 가파른 경사지 대가 나오고 돌산을 오르게 된다. 또레스 삼봉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생각보다 가까이 있지 않다. 날씨는 어찌나 덥던지 아침에 입었던 플리스 재킷도 허리춤에 묶고 얇은 티셔츠 하나 입고 올라간다. 눈이 엄청 부신 많은 하늘이다. 드디어 만나게 된 토레스 삼봉. 삼봉 아래 호수를 배경으로 한컷 찍는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은 비수기. 사람이 북적되지 않아서 좋았고 날씨 또한 도와줘서 고마웠던 하루.

 

 

 

 

이렇게 힘들게 올라왔는데 그냥 내려갈 수는 없지. 점심을 먹고 큰 바위를 돌침대 삼아 누워 따뜻한 햇볕 아래 휴식을 취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호수 둘레도 좀 거닐어 보고 이쪽저쪽 옮겨 다니면 다른 앵글에서 사진도 찍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녁식사와 취침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고 내려온 왕복 9시간의 또레스 삼봉 Les Torres 전망대, 저녁에 일회용 미소국에 얼린 밥과 이미 채 썰어 놓은 야채를 넣고 끓인 죽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내일은 쿠에르노스 산장으로 향하는 날. 힘든 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 배낭은 무식하리 만큼 크다. 이런 하이킹이 처음이라 스마트하게 짐을 싸지 못했다. 더군다나 아주 무겁고 애물단지 같이 부피가 큰 침낭을 가지고 와서 내 배낭의 반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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