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갑자기 응급실에 갔다.
공황장애와 과호흡 증후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는 내가 겪은 증상이 저혈당 때문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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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는 당일, 전날 저녁 6시 이전에 흰 죽을 먹은 이후 피검사 받는 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은 공복 상태였다.
약간의 감기기운이 있는 듯 목도 아프도 몸이 약간 으슬으슬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금식을 했기에 아까워서라도 피검사를 받으려고 버스를 타고 병원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버스가 움직이고 몇 정거장 안 가서 속이 메스꺼움을 느꼈다.
멀미를 할 것 같다는 느낌은 아직 아니었다.
산소가 희박하다는 느낌이 들어 마스크를 벗고 입고 있던 재킷의 자크를 내렸다.
버스에 사람들이 많아 창문에는 성에가 껴있었다.
버스에서 내렸다 탈까?라고도 생각했지만 도중에 내렸다 타면
병원 약속도 늦을 것이고, 버스에 자리가 없어 서서 갈 것이 뻔해서 조금만 참아보자 했다.
그냥 저혈당이라 생각했다.
계속 호흡은 가빠지고 점점 숨을 쉬기가 힘들어 앞에 계신 아주머니께 양해를 부탁하고 창문을 열었다. (겨울바람)
그런데 찬공기를 마셔도 괜찮아지기는커녕
갑자기 손끝발끝이 저리더니
손가락들이 뻣뻣하게 마비가 돼 가고 있었다.
피가 안 통하는 느낌, 손이 창백해졌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멀미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도저히 못 참겠어서
옆에 아저씨에게 '죄송한데 갑자기 손이 마비가 돼서요' 했더니
아저씨가 손마사지 해주면서 병원 가야 한다고 내려서 택시를 잡고 가자 하셨다.
아저씨 도움 아니었으면 버스에서 내리기 조차 힘들었을 것이고
조금 늦게 도움을 청했더라면 버스 안에서 마비가 더 심해져 기절했거나
버스 안에서 멀미를 했을 것 같다. (전날 먹은 음식이 없어 다행)
택시를 기다리며 추운 날씨 엄청 떨었고
숨은 헐떡이고 마비는 풀리지 않았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도 아저씨가 손 팔을 마사지해 주셨고
나는 멀미할 것 같은 느낌에 도저히 더 못 가겠다고 내려달라고 했는데
마침 병원에 도착했다.
택시에 내려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헛구역질을 했다.
응급실침대 배정받았는데
호흡 너무 빠르다고 천천히 쉬라 하는데 불가능.
동맥혈가스분석을 위해 손목 쪽 동맥에서 피를 뽑았다.
양쪽 손목에서 다 뽑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쪽 하다 안 돼서 다른 쪽도 했는지
어쨌는 불편하게 아팠고 멍도 며칠은 갔다.
심전도 검사까지 하는데
이가 부딪칠 정도로 한기를 느껴 덜덜 떨었다.
과호흡이라고 숨 천천히 쉬라고 하면서
드라마에서 많이 보는 산소호흡기 마스크(산소통 없이)를 껴주었다.
동맥혈 검사, 심전도 검사받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호흡이 최고조로 가빠졌던 것 같다.
혈액 검사 후 손목에 감았던 붕대? 가 있었는데
그 붕대가 내 손목을 꼭 죄어 피가 안 통해 내 손이 마비되는 것 같다 말했는데
사실 그것이 내 상상이었다. 붕대는 아주 느슨했고
간호사 선생님이 붕대를 아예 풀었는데도 마비된 느낌은 여전했다.
그냥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공포감이었던 것 같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오신 엄마가 내가 덜덜 떠니
내 패딩을 이불처럼 덮어주셨다.
호흡은 빨랐지만 몸이 따뜻해져 오니 땀이 조금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서서히 어느 금세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더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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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춥게 한기가 들었었는데
한순간 호흡도 체온도 정상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혈압도 정상.
나중에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공황발작 공황장애라는 언급을 하셨다.
하긴 내가 요즈음 한국 와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있었다.
만약 이것이 공황장애라면 예전에도 한국집에서 경험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메스꺼움은 동반하지 않았고 몸이 심하게 떨리는 발작증상으로 나타났었다.
내가 겪은 증상이 공황장애인가? 잘 모르겠다.
과호흡증후군은 맞는 것 같다.
예전에 대중교통 타고 학교 다니거나 직장 다닐 때 공복상태에서 저혈당이 와서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려 숨 한번 돌리고 다시 탄 적은 많다.
하긴 저혈당 때는 이렇게 과호흡이나 마비가 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저혈당 증상뒤 바로 단음식이 당겨 도너츠나 주스, 사탕을 먹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겪은 증상은 뭔가 이전과는 다르긴 한 것 같다.
병원에서 정신의학과 예약을 잡아주셨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다.
첫째는 면담비가 비싸고 둘째는 혹시나 약을 복용해야 할까 봐.
혹시나 같은 경험을 하셨거나
약물 복용을 하시는 분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조언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글을 써봤다.
누군가 이건 공황장애 증상이 아니에요!라고 말해주신다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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