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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 3리 혼자 트레킹

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3리* 트레킹 #16, 당락-고줌바 빙하넘어 고쿄마을

by 머금이 2019.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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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당락-고쿄

너무 이른 하이킹을 안 하는 이유.

하이킹을 너무 일찍해도 너무 늦게 해도 안 되는 이유. 

풍경을 볼 수 없어서이다. 

안나푸르나에서 쏘롱라 패스를 넘을 때 하이캠프에서 숙박하지 않고 쏘롱패디에서 숙박을 한 이유는 

고도를 낮춰 잠을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쏘롱라 패스 정상까지 가는 길도 아름답기 때문에 아주 새벽 하이캠프에서 출발하면 

그 아름다운 풍경이 어둠에 가려져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이캠프에서 출발을 하려면 굳이 새벽 6시 전에 출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는 패디에서 아침 5:25분 정도에 출발해 쏘롱라 패스에 9시 45분에 도착했다.

 

 

잘때 창가에 놔두었던 물통. 물이 얼었다.

 

결정을 내려야 할 갈림길은 어디에나 있구나.

밤새 삼부자와 함께 고쿄를 갔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했다. 

결론적으로 어제 당락에 묵은 것은 최선의 결정이였다. 

어제 고쿄까지 들어갔으면 체력의 한계로 몸살이 와서 고소병이 왔을 가능성이 커 렌조 라를 못 넘었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삼부자가 당락을 떠난 시간은 이미 오후 3시 반이었음으로 (2시 반이었는지 3시 반이었는지 정확히 생각이 안 남) 

고쿄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내 발걸음으로 오후 7시 가까이 되었을 것이고 

가는 길의 아름다운 구간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나때문에 당락에서 고쿄로 가는 출발 시간이 지연된 것이 정말 미안할 따름이다.

 

창문에 낀 성에. 당락 마을 정말 춥다. 핫팩없었으면 나는 이 하이킹을 못했을 것이다.

당락 숙소의 아침.

침낭 안에서 잠은 따뜻하게 잤다. 

핫팩 덕분에. 

하지만 당락은 정말 추운 마을이었다. 

날진 물통을 창가에 놓고 잤는데 

물병의 물이 얼어 있었고 창문에 성에가 많이 꼈다. 

침낭에서 나오는데 몸서리가 쳐진다. 

롯지 다이닝룸에 벌써 난로가 지펴져 있다. 

Breakfast Set를 시켰더니 식빵, 딸기잼, 계란후라이, 감자볶음이 나온다. 

블랙티 한잔도 포함. 

세트 메뉴는 여러가지를 먹을 수 있고 따져보면 가격이 더 싸다.

 

 

 

 

바위에도 서리가 내렸다.

 

삼부자와 스픈이 빠진 그룹

스티브, 에리카, 네덜란드 세친구 그리고 나 이렇게 고쿄 마을로 들어간다. 

그들도 어제 촐라패스 넘고 바로 고쿄로 들어간 삼부자를 대단하다 한다. 

무리한 일정이라는 것을 다들 인정하는 것 같다.

 

출발을 잘못 해 남체로 갈 뻔

그룹이 함께 움직이니 처음 발길을 떼는 사람이 리더가 되고 그 사람을 자연스레 따라가기 마련. 

생각 없이 내려가는데 갑자기 어제 삼부자가 떠났던 길과 다른 방향. 

내가 이의를 제기했더니 그때서야 우리가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들 정신이 없다. 

다시 발길을 돌려 가느라 30분 정도가 지체된 것 같다. 

엄청 추워 발가락이 아플 정도로 시리다. 

당락 진짜 춥네.

 

이 고줌바 빙하를 넘어야 고쿄마을이 나온다.

 

쿰부 지역 최고의 빙하인 고줌바 빙하를 넘어

크기가 대단하다. 

이게 정말 빙하인가 싶다. 

흙과 모래로 덮여 있다고 해야 하나? 

초오류 남벽에서 시작한 이 빙하는 반대편 촐라체까지 이어진다. 

무너진 돌산 흙 속에 숨어있는 크레바스가 두렵다. 

우리는 몇 번을 멈추고 방향을 확인해야 했다. 

삼부자가 이 빙하를 또 이 헷갈린 길을 어제 늦은 오후 무사히 갔는지 걱정이 되는 순간. 

그리고 내가 당락에 어젯밤 머물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한다. 

돌탑을 지표 삼아 길을 찾아간다.

 

길이 헷갈려 우리 그룹이 잠시 멈춰있을때 하와이에서 온 어느 여자 트레커 가이드와 함께 오고 있어 함께 동행한다.

 

교코 마을 가는 길에 핀란드에서 온 커플을 만난다. 

그 커플도 렌조 라 패스를 넘는다 하여 이틀 후 함께 넘기로 결정하였다. 

 

어제는 안개도 끼고 길찾기 힘들었을 텐데.

 

고줌바 빙하

 

어제 이곳을 지났다면 난 정말 아팠을지도 모른다.

 

초오유 (Cho Oyu, 8201) 남벽, 고줌바캉(Ngozumba Kang 7806), 갸충캉 (Gyachung Kang 7952)-초오유 남벽

 

거대한 빙하를 지나 거의 고쿄마을에 다가왔을때

 

사람들이 보인다.

 

그룹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쿄 마을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렌조 라 패스를 넘지 않고 고쿄 마을에서 여행을 마치고 남체로 내려가는 것 같다.

아니면 렌조 라를 넘어 고쿄리를 오르고 촐라패스로 향하는 지도..

 

촐라체, 타워체를 향해 내려가는 그룹하이커들.

 

고쿄 마을이 다 와가는 것 같다. 

파리랍체가 정면에 보이고 고쿄 제3호수가 약간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만 힘을 내자 하면서도 한 발짝 떼기가 어렵다. 

오늘 짧은 하이킹이지만 벌써 2패스 2리를 마친 상태이고 

살레리에서 부터 걸었기 때문에 내게는 이것도 버겁다.

 

고쿄마을이 얼마남지 않았나보다.

항상 그렇듯 마을 도착하기 30분 전이 항상 힘들다. 

누군가가 나를 업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희망사항.

 

 

 

어떤 풍경이 나올까 기대가 되고

고쿄 마을에 도착하기 10분 전. 

감격. 

호수의 빛깔에 감격하고 크기에 감격하고, 

살레리부터 드디어 이곳 고쿄까지 입성한데 감격하고. 믿기지 않았다. 

이 아름다운 풍경. 

하루하루 모든 풍경에 감사하고 아름다움에 감격했기에 더 감사했던 트레킹. 

뭔가 이제 마지막 관문만 남겨 놓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1패스 1리를 남겨두고 있다.

우리 그룹은 가방을 풀어놓고 마을을 내려가기 전 잠시 이 풍경을 감상했다. 

셀카봉으로 셀카도 찍고 서로 찍어주고 인생 사진 남긴다. 

 

드디어 만나게 되는 고쿄호수. 파리랍체(Pharilaptse, 6017)와 렌조라 가는 패스, 고쿄 제3 호수-

 

아래 뒷동산처럼 생긴 언덕에 길이 나있는 곳으로 오르면 고쿄리이다. 

보기에는 쉽게 보이는데 정말 힘들다. 

짧고 비교적 쉬운 오늘 하이킹이었지만 어제 했다면 정말 힘들었을 코스다.

 

에리카는 셀카도 찍고 나하고 점프하는 사진도 찍자고 해서 이높은 곳에서 점프까지 한다.

 

빠르게 변하는 날씨, 구름이 몰려온다.

아직 12시 정도밖에 안되었는데 구름이 몰려와 마을을 덮을 기세다. 

서둘러 백팩을 메고 마을로 들어간다. 

서로 뿔뿔이 흩어지기보다 한 롯지에 함께 묵었다. 

핀란드 커플은 이미 예약을 해 놓은 롯지가 있어서 그곳에 묵었지만 내일 고쿄리에서도 만나고 이튿날 렌조 라를 함께 넘는다.

 

고쿄마을

 

고교 최고의 셰프가 아닐까 싶다.

고쿄 베이커리가 맛있다 하여 고쿄 롯지에 묵으려 했는데 그룹이다 보니 그들을 따라가 호수 바로 앞 롯지에 묵었고 결국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요리사 아저씨가 너무 요리를 잘하신다. 

점심으로 뚝바? 뗌뚝? 아직도 이 두 개가 헛갈림. 

 

설산은 비현실적이지만 우리 눈앞에 있다.

 

수제비 같은 것을 시켰는데 진짜 수제비 맛. 

내가 가지고 있던 고추장을 풀어 먹었는데 진짜 눈물이 날 정도로 맛있었다. 

내가 왜 중간에 고추장을 조금 버렸을까. 

링무의 맛없는 볶음밥과 함께 먹은 고추장이 쓰게 느껴져서 고추장의 소중함이 반으로 줄었던 탓이다.

 

파리랍체(Pharilaptse, 6017), 제3호수 고쿄 호수- 구름이 빠르게 몰려온다.

 

고추장이 문제가 아니었어!!! 내가 잠시 미쳤었나보다. 

방을 배정받고 가방을 풀고 마을을 잠시 걸어 본다. 

야크 무리들도 짐을 풀고 식사를 하고 있다. 

이곳까지 오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야크들도 쉬고 있다.

 

제4호수 쪽으로 걸어 가보기

일찍 하이킹을 끝냈기도 하고 아직 1시 정도밖에 안되어서 호수 4번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보자 했다. 

모두들 짐 풀고 쉴 만도 한데 또 small trekking. 

대단하다. 

나도 따라나섰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날씨가 그나마 좋을때 4호수로 향한다.

 

한 한 시간 정도를 걸었나? 

호수가 나왔기는 한데 그게 4번인지는 모르겠다. 

눈발도 조금 날리는 상황. 

날씨가 너무 급변하는 쿰부. 

아침까지의 파랗고 선명한 하늘은 온데간데없다.

 

 

 

 

제 4 호수로 향하는 우리

 

롯지의 저녁식사

네덜란드 친구가 참치 튜나 야크 치즈 파스타를 시켰다. 

양도 많고 먹음직스럽다. 

치즈를 별로 안 좋아하는 나조차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에그 야채 스프링롤. 

손바닥만큼 커다란 롤 튀김이 나왔는데 진짜 너무 맛있었다. 

 

호수가 점점 멀어지고 구름은 점점 짙어진다.

 

오. 맘에 든다. 

롯지 다이닝룸에 아주 큰 그룹이 들어왔는데 그 그룹은 셰프가 있어서 따로 음식을 한다. 

우리 그룹은 부러운 눈으로,

또 "굳이 네팔 쿰부에 트레킹 오면서 개인 셰프까지 대동하고 저런 호사를 누려야 하나, 그 짐은 다 포터들이 들게 하고"라는 

뾰족한 심보로 그들의 테이블을 슬쩍 보았다. 

어쨌건 자기돈 가지고 호사를 누리겠다는데 

또 저런 그룹이 있어야 포터들도 돈을 버는 것이니 뭐라 할 말을 없다. 

애피타이저로 팝콘부터 서빙이 되는 그 그룹을 보고 잠시 부러웠었나 보다. 

나중에 침실에 들어가기 전 세수하라고 작은 대야에 세수할 따뜻한 물도 제공을 해 주는 것을 보고 진짜 "우와"했다. 

어쨌든 애피타이저로 팝콘이 나오고, 물수건도 주며, 메인 코스도 너무 맛있어 보인다. 

감자튀김도 나온다. 

그리고 후식으로 애플파이

양도 맘 껏 더 먹을 수 있다. 

좋겠다. 

이러니 우리가 질투 어린 눈빛을 보내지. 

우리 그룹 중 네덜란드 남자애가 샤워를 했다. 

이 추위에. 역시 샤워 하나로 정말 깨끗해 보이고 사람이 달라졌다. 

하이 비누냄새! 오랜만이야!

 

눈발이 내리기 시작할때, 발길을 돌려 고쿄마을로 돌아온다.

할로윈 파티

오늘이 31일이구나. 

그 빅 그룹에서 할로윈 파티 겸 늙은 호박으로 아래와 같이 조각을 했다. 

고쿄 마을에서 할로윈 파티를 할 줄이야. 

롯지 다이닝 룸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캔디 사탕이 나눠졌다. 

나도 하나 받았다. 

아꼈다 내일 먹어야지.! 

알사탕 하나가 이렇게 귀하다.

 

오늘은 할로윈. 그룹으로 온 트레커 팀이 준비한 할로윈 호박.

으스스 추운 고쿄리 고쿄 마을

고쿄 마을은 춥다. 

이제 추위가 지겨워 질려한다. 

침낭에서 자는 것도 지겨워 지려고 한다. 

하산할 때가 다 된 것이다. 

아니면 삼부자가 갑자기 없어져 심심한 것이겠지.

고쿄 이 롯지의 음식이 그나마 나를 지탱해 주고 있다. 

금쪽같은 내 핫팩을 사용하여 단잠에 빠져본다.

 

 마을 높이  하이킹 예상 시간  comments 
 Dangnag  4700  2시간 30분 일출 일몰 모두 멋짐.북쪽으로 초오유, 오른쪽으로 에베레스트, 눕체, 로체,로체샤르, 마카루, 촐라체, 타보체 등의 연봉
 Gokyo  4790  고쿄 베이커리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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