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0일, 수르케-무세-짜우리카르카-팍딩-추모아-몬조
나마스떼
어제의 고단함이 다 사라진 상쾌한 아침이다. 그나저나 아침에 학교 가는 꼬마들이 "나마스떼"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귀엽다. 내가 내 인생 처음으로 어떤 동네 꼬마한테 "안녕하세요" 인사받았을 때가 생각난다. 아~ 나도 아줌마 다 되었구나 했다. 지금이야 당연히 아줌마지만 그때만 해도 20대 초반이었기에 동네 꼬마들에게 인사받는 게 어색했다.
네팔 롯지의 평범한 아침식사
아침식사는 티베트 빵과 계란후라이. 그런데 계란, 당근, 토마토, 양파를 넣은 야채 오믈렛을 따로 또 시켜 먹었다.
여기서 단백질이래 봐야 계란과 내 영양 보조제 오메가3가 전부.
치킨은 시켜도 없는 경우가 많고 고산지대로 올라가면 야크 치즈가 있겠지만 치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이킹 코스및 날씨
오늘은 어제처럼 아주 힘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쉬운 코스도 아니다. 날씨는 화창하고 덥다.
낮은 이렇게 항상 땀이 날 정도로 덥고 밤은 춥다.
되도록이면 일찍 하이킹을 시작해야만 더위를 피해서 더 멀리 상쾌하게 걸을 수 있다.
오늘 무세, 짜우리카르카 가는 길은 역시나 아름다웠다. 매일매일 하이킹이 힘들지만 다음날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생각하면 매일매일이 기대가 되고 즐겁다.
무세의 화난 아저씨
무세라는 마을은 조그만 마을이지만 예쁘고 정이 가는 마을이다.
날씨도 한 몫하고 해서 사진을 많이 찍고 있었는데 마을의 한 술 취한 아저씨께서 마을 사진을 찍는 나에게 화가 나셨다.
사진 찍지 말라고. 그분의 입장에서는 트레커들이 지나가면서 마을과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하는 것이 불만 이셨던 것이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동네 아주머니들은 신경 쓰지 말라고, 술 취해서 그렇다고 도리에 미안해하며 나에게 개의치 말라하신다.
나는 괜찮다고 아저씨를 이해한다고 말씀드렸다.
항상 신경 써서 사진 찍고 인물 사진을 넣을 때는 여쭤보고 찍는데 오늘 아저씨 보니 그래도 미안해진다.
신선한 유기농 야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세마을의 아침이 좋았다.
마을을 지나며 보는 옥수수, 신선한 야채, 칠리고추, 그리고 깻잎도 봤다.
이것을 네팔 사람들도 먹는지 안 먹는지 모르겠다.
복초이, 당근, 무우, 지천에 싱싱한 유기농 야채가 널려있다.
멈춰 서서 밥에 고추장 올리고 쌈밥을 해 먹으면 좋으련만. 패스하고 계속 걷는다.
여전히 당나귀들하고 함께하는 트레킹
당나귀들이 의도치 않게 트레커들을 밀치고 갈 수 있기 때 문에 항상 절벽 쪽이 아니라 트랙 안쪽으로 붙어 당나귀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다.
가까이서 보면 나귀들도 힘겹게 숨을 쉬고 코, 입에서 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지만 이제 사진 찍는 것이 미안하다. 귀엽기보다는 불쌍하다.
평생을 그 무거운 짐을 지고 포터 당나귀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배가고픈 하이킹
한 시간마다 배가 고픈 느낌이다. 오늘은 오로지 오르막 오로지 내리막 하이킹이 아닌데 그래도 힘들고 자꾸 배가 고파진다.
그러던 중 마을 끝자락, 다리를 지나 산언덕 즈음 위치한 롯지에서 도넛링을 막 기름에 튀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진열장에 쌓인 도넛을 볼 땐 먹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지만 막 튀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지나칠 수가 없었다.
얼마를 주었는지 생각은 안 나지만 링 두 개를 사서 하나를 먹고 하나를 남겨 다시 걷는다.
걷다가 거품 놀이하는 동네 꼬마들이 보여 아이들에게 하나 남은 도넛 링을 주었다. 역시 간식을 주니 조용해진다.
이렇게 도넛을 먹고도 좀 더 걷다 다음 롯지에서 짜파티 브레드를 또 사 먹는다.
지나는 마을마다 귀여운 네팔 꼬마들
생각나는 꼬마애들 진짜 많은데, 그중 고양이 세수하던 꼬마, 세수가 아니라 그냥 손에 물 묻혀 물을 핥는 것 같이 세수한다.
너무 귀여운 네팔 꼬마들. 강한 햇빛 때문인지 살결이 굉장히 단단하다. 갓난아기 살결도 10대 20대 젊은이들 마냥 건강하고 두꺼워 보인다.
두 번째, 나마스테 하던 꼬마. 카메라로 풍경을 찍고 있는데 내 카메라 앞에 갑자기 나타나 "나마스테" 한다.
세 번째, 전통의상 입고 춤 연습하던 두 자매. 내가 카메라로 찍으니 더 열심히 연습한다.
네 번째, 도넛을 먹이니 갑자기 얌전해지던 아이들. 다섯째, 곤충채집하던 형제. 너무 귀엽게 생겼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꼬마애들은 어느 나라나 다 똑같이 귀엽다.
팍딩Happy Hour 해피아워
팍딩의 마을 규모에 놀라고 (작지만 그래도 살레리에서 부터 이제까지 봐 왔던 마을보다는 크다), 서비스에 놀란다.
인터넷 서비스는 물론 Happy Hour도 있다.
이 전 마을에서는 인터넷이 없었고 코드를 사서 연결을 해도 연결 상태가 안 좋았다면 팍딩의 인터넷은 빠르다.
역시 공항이랑 가까워서 그런지 서비스가 좋다.
팍딩부터 많아지는 트레커들
남체와 루클라 공항이 가까워 지니까 하이커들이 많아진다.
대부분이 그룹 하이커들이고 온다고 해도 포터와 가이드가 동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나푸르나처럼 싱글 트레커의 숫자가 많지는 않다.
그래도 팍딩즈음 오니 나처럼 노포터 노가이드로 오는 사람이 보이지만 역시 친구와 아니면 커플은 있어도 나처럼 혼자 오는 사람은 진짜 드물다.
그래도 그 사람들과 함께 하이킹을 하면 3패스 3리 노포터 노가이드가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하는데 까지 하고 무리하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몬조, 럭셔리한 롯지부터 저렴한 롯지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롯지이름이 생각 안 난다. 롯지가 많이 있으니 어느 롯지라도 상관없이 다 좋을 것 같다. 내가 묵은 곳은 인터넷도 핫 샤워도 없고, 샤워도 버켓 샤워다.
그래도 물 인심은 좋아 뜨거운 물을 많이 담아 주었다.
추웠지만 남체 아래서는 샤워를 매일 해 주어야겠다는 일념 하에 열심히 했다.
물론 뜨거운 물을 사야 한다.
하지만 나는 공짜. 핫 샤워가 있다 해서 들어왔는데 샤워기가 고장 나 버켓 샤워를 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세명이지만 롯지의 난롯불을 해지기 전 빨리 지펴 주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은 롯지가 더 따뜻할 것 같다.
밤에 추웠지만 역시 핫팩의 위력은 대단하다. 따뜻하게 잘 잤다.
그런데 자면서 자꾸 갑자기 숨이 차나 속이 약간 메스껍다.
작년에도 그러더니 꼭 2800미터 정도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그냥 고산에 점점 적응해 가는 현상이려니 한다.
몬조의 주황색 해질녘
온통 주황색이다. 이제껏 봤던 해가 지는 색과는 조금 다르다.
하늘에서 땅까지 주황색이 내려앉은 느낌이다.
영상으로 찍으면서 실제 색깔과 다르게 나오는 화면에 실망했다.
몬조의 밤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호주 커플 타티아나/제임스와 저녁식사
롯지에 나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호주 커플이 함께 묵고 있었다. 반가웠다.
타니아나는 딱 봐도 정말 착한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 다 성격도 좋고 착해 보인다.
난 저녁으로 Sherpa stew를 시켰다. 너무 맛있어서 한번 더 똑같은 것을 시켰다.
말렸던 옥수수, 밀가루 반죽을 함께 넣어 끓인 것 같은데 너무 맛있다.
가져온 티백으로 뜨거운 물을 사서 티를 만들어 마신다.
작년 안나푸르나 때는 티를 가져갔어도 먹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매일 마시니 금방 티백이 동이 날 것 같다.
마을 |
높이 |
예상시간 |
Comments |
Surke | 2290 | 1시간 30분 | 무세에서 짜우리카르카 가는 길도 멋있으니 수르케에서 묵지 않고 짜우리카르카나 무세에서 묵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몬조에 롯지 7개 정도 있다고 한다. Summit home lodge, sakura guest house(무료충전), Everest Pilgrim롯지(달밧 맛있다 하고): 그런데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고 지금쯤 서비스가 어떤지 모르니 가셔서 맘가는대로 고르는게 정답인 것 같다. 몬조에서 좀더 걸어 조르살레에 가서 묵어도 좋겠다. 롯지가 7개 정도 있다고 하고 Star롯지, Snow Lodge등이 내가 찾은 정보다 |
Muse | 2840 | ||
Chaurikharka | 2694 | 1시간 | |
Phakding | 2610 | 2시간 15분 | |
Chumoa | 3시간 | ||
Monjo | 2835 | 2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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