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여행]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16 - 살레리-눈탈라, 첫날부터 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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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7일, 살레리-파플루-링무-탁신두 패스-눈탈라

 

살레리 렉시미 롯지 아침 식사 

어젯밤 으스스 추워  핫팩 하나를 썼다. 샤워를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프차 안에서 온갖 먼지를 뒤집어쓴 상태라 샤워를 안 하고 잘 수가 없었다. 

여기서부터 핫팩을 쓰다니 올라가면 얼마나 추울까? 

약간의 두통을 느꼈고 온몸이 뻐근하다. 

지프차를 오래 타고 온 데다가 한기를 느껴서이기 때문 일 것이다. 

이 롯지는 아늑한 다이닝 룸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저녁식사를  할 때도 추웠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아침부터 치킨 모모와 토마토 수프 그리고 생강차를 시킨다. 

 

스팀 모모

 

생강차는 고산병에 좋다. 

아침은 항상 든든하게 먹는다. 

나는 만약을 대비해 첫날부터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뜨거운 물을 사서 찬물과 섞어 마셨다. 

안나푸르나에서의 경험도 있고 쿰부라는 거대한 자연과 맞닿뜨리기에 앞서 첫날부터 차근차근 컨디션을 조절할 생각이다. 

살레리에는 미네랄워터를 잘 팔지 않고 팔더라도 병에 먼지가 쌓여있었다. 

내가 묵은 롯지 양 옆, 그리고 앞 길에 작은 가게들이 있었고 과일, 야채가게가 있었는데 특히 땅콩이 먹고 싶어 샀더니 구운 땅콩이 아니라 생 땅콩이었다. 

그래서 다시 돌려주고 왔다. 대신 오렌지와 바나나를 샀다.

 

살레리 롯지: Laximi Lodge & Restaurant 

인터넷 무료

충전 무료

치킨 모모 맛있고 비프 모모는 좀 더 비쌌음, 대체적으로 음식 맛있음

따뜻한 다이닝 룸이 있는 롯지는 아님.

*롯지이름이 생각 안나는 곳이 더 많으므로 글마다 롯지 리뷰가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이것은 시작일 뿐

날씨 및 하이킹 컨디션 

어제저녁 비가 잠시 내린 것 같다. 

땅이 젖어 있어 먼지가 안나 더 좋다. 

오늘 날씨는 햇빛 쨍쨍 하이킹 하기에는 조금 더운 날씨. 

아침 8시에 출발해 언덕길을 오르는데 30분 만에 방전이다. 

 

 

 

 

날씨가 좋다.

 

첫날인 데다가, 아직 시차도 적응이 안 되었을뿐더러 10킬로 가방을 메고 걷자니 어깨가 아프다. 

하이킹은 작년 안나푸르나 이후 처음인 것 같다. 밴쿠버에 살면서 주변 산으로 하이킹을 하러 갈 만도 한데 그게 잘 안된다. 

아침을 먹은 지 한 시간도 안 되었는데 다시 배가 고파 오렌지 하나를 까서 먹는다. 

끈적해진 손은 산에서 졸졸 졸졸 내려오는 물에 설렁설렁 씻는다. 

일교차가 이렇게 심하다. 

10kg 가방에, 언덕길에, 날씨까지 더우니 땀이 엄청난다. 

다행히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신이 나는 트레킹이다. 

지리나 살레리 부터 걷는 하이커들이 많지 않아 조용하게 사진을 찍으며 마을 구경하며 걸을 수 있다. 

파플루 공항은 생각보다 작았고 지금은 사람보다는 물자를 운송하는데 많이 쓰이는 것 같다. 

 

파플루 공항을 지난다.

 

파플루 공항.

마을 사람들, 가축들, 예쁘고 아기자기 한 꽃들이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다. 

 

나를 바라보는 아기염소

 

귀여운 오리들

 

벌써 오렌지를 3개나 먹었고, 사탕과 에너지 바도 하나 까서 먹는다. 

쉴 새 없이 몸에 연료를 넣는 느낌이고 넣자마자 방전이 되는 느낌이다. 

너무 힘들다.

 

지붕위에 말리는 야채들

 

추수된 옥수수를 말리고, 빨래도 지붕이나 풀덤블에 널어 말리는 이런 풍경이 너무 정겹다.

 

링무 선라이즈 롯지 점심식사

링무까지 가는데 벌써 너무 지쳐있었다. 

대부분의 하이커들이 링무에서 점심을 먹으려 쉬고 있다. 

나도 그중 하나의 롯지를 골라 점심으로 볶음밥을 시켰는데 안나푸르나 라운딩과 내 네팔 전체 경험을 통해 손에 꼽는 두 번의 맛없는 식사 중의 하나였다. 

하다 못해 내가 싸온 고추장과 먹어도 맛없을 정도였다. Sunrise Lodge & Restaurant. 노노.

만약에 링무에서의 음식이 맛있었다면 정말 피곤했기 때문에 이곳에서 그냥 하루를 묵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음식이 맛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하이킹 시작한 지 3시간 만에  하루를 마무리하면 3패스 3리가 6개월은 더 걸릴 것 같아 마음을 다잡는다. 

어떻게 이렇게 맛이 없을 수가 있지??

어떻게 이렇게 힘들 수가 있지??

 

점심을 먹은 링무의 어느 롯지에서 만난 고양이.

 

아기 염소들이 너무 귀엽다.

 

화장실

 

탁신두 패스 가는 길

링무부터 탁신두 패스까지는 그냥 업힐이다. 

끝없이 올라가는 계단을 보며 밴쿠버에 있는 피트니스 선생님께 감사했다.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나는 벌써 뻗었을 것이다. 

오르막 길에서 캐나다에서 온 아만다, 미국에서 온 저스틴, 크리스 그리고 크리스 동생 이렇게 네 명을 만났다.

저스틴이란 남자는 잘생기고 근육질인데 영 골골하다. 

땀이 흠뻑 젖고 얼굴도 새하얗게 질려있어 이 사람이 3000미터 아래인데도 고산병에 걸렸나 생각했다. 

아무래도 더위를 먹은 것 같다. 

알고 보니 필름 영상 크리에이터였고 무거운 장비를 많이 짊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오후 4시 정도에 탁신두 패스에 오른다. 

무슨 정신으로 올랐는지 기억도 안 난다. 

하이커들이 없어 몇 번을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 했던 헛갈렸던 길목이 있었다. 

그럴 땐 그대로 그냥 가만히 서 있는다. 

그러면 언젠가 사람들이 지나가고 그러면 길을 물어보면 된다.

 

아직은 파란 숲속을 걷는다.

 

탁신두 패스 롯지 

탁신두라는 3070미터에 위치해 있고 이곳에는 롯지가 두 개 있다. 

비싸기도 비싸지만 갑자기 3000미터에서 자는 것이 맘에 걸리고 추운 것 같기도 해서 이미 4시가 다 된 시간이었지만 다음 마을인 누탈라 까지 가기로 결정한다. 온몸이 땀범벅이다. 

4시 정도면 하이킹을 마칠 시간이지만 내 앞뒤로 당나귀들이 오가고 당나귀 치기 소년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계획대로 누탈라까지 가기로 한다. 

그들은 슬리퍼를 신고도 나보다 세배는 빠르다. 

걷는 게 아니라 달린다. 

다행히 소년들이 내가 잘 오고 있나 항상 뒤를 돌아봐주고 코너에서 기다려 주기도 한다. 

얼마나 남았냐고 물으면 30분 정도라더니 묻고 나서 벌써 한 시간은 족히 넘게 걷고 있다. 

폭포도 나오고 숲길도 나오고 업 그리고 다운을 몇 번이나 한 뒤 다시 한참 다운 힐을 하고 드디어 5:30분 즈음 누탈라에 도착한다. 

정말 너무 지치고 배가 너무 고팠다. 

내려오는 길, 돌멩이들이 어찌나 미끄럽던지, 그것 때문에 더욱 신경이 곤두섰다가 긴장이 풀리니 엄청난 허기를 느낀다. 

누군가의 하루 예상 하이킹 시간을 토대로 짠 트레킹 일정인데 나에게는 극기 훈련 같다.

 

 

 

 

 

탁신두 패스 넘어가는 길

 

하이킹 종료

6시 정도에 해가 진다. 해가지면 급격히 온도가 떨어져 춥기 때문에 샤워를 하려면 해지기 전에 해야 하고 침낭 준비도 해지기 전에 다 마쳐야 한다. 나는 해가 떨어지기 전 무조건 핫팩을 등에 하나 붙인다. 그래야 다이닝룸에 있어도 화장실에 가도 춥지 않다.

 

눈탈라 에베레스트 롯지 EVEREST LODGE

원래 문라이트 롯지였던가? 그곳에서 자려했다. 그런데 방이 꽉 찼다. 

그런데 어떤 한 가이드가 방 있다고 해서 "정말?" 하고 물었더니 자기 방 같이 쓰잔다. 

쓸데없는 농담에 눈을 한번 흘겨주고 옆에 에베레스트 롯지로 온다. 

이 롯지는 텅텅 비어 있었는데 나까지 한 네다섯 명이 묵은 것 같다. 

문라이트가 얼마나 좋은지는 몰라도 에베레스트 롯지 좋았다.

 

에베레스트 호텔. 내가 어제 호텔에 묵었었구나.!

 

롯지 저녁 메뉴

에그 모모, 포테이토 수프 그리고 뜨거운 물을 시켰다.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그때그때 만드니 시간은 걸려도 너무 맛있다. 

쿰부는 감자가 정말 맛있는 것 같다. (나중에는 먹을게 그것밖에 없어 물릴 정도로 많이 먹게 되지만..) 

둘 다 맛있었는데 특히 포테이토 수프는 갓 만든 감잣국 같은 느낌이었다. 

여기다 북어를 넣으면 훌륭한 북어 감잣국이 될 텐데...

이 포테이토 수프를 먹으니 흰쌀밥과 김치가 벌써부터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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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롯지 리뷰

무료 충전

인터넷은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생각이 안 남

음식 맛있다. 특히 이 집 티벳탄 빵이 너무 맛있었다. 

주문한 음식 다 맛있었음

 

맛있었던 티베탄 빵

 

맛있었던 티베탄 빵과 코카콜라!

 

롯지 핫샤워

땀도 많이 흘리고 아직 고산의 위험이 없기 때문에 샤워를 한다. 

샤워비는 얼마 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물도 따뜻하고 만족스러웠다. 

음식도 맛있고 핫 샤워가 가능한 이런 롯지 너무 좋다. 

이렇게 트레킹 계획이 잡히면 여행 전 머리를 어깨 길이로 자르고 온다. 

그래야 샤워도 일찍 끝나고, 샴푸도 적게 쓰고, 체중도 조금 가벼워지지 않을까 해서이다. 

 

일회용 핫팩

역시 핫팩이 무겁기는 해도 정말 유용하다. 

이것만 있으면 해지고 추워지는 밤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다. 

핫팩 하나면 진짜 잠을 잘 잘 수 있다. 

하루하루 줄어드는 핫팩으로 가방이 가벼워지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트레킹 간식

항상 전날에 다음날 먹을 건강보조제, 핫팩, 그리고 하루 먹을 간식을 따로 빼서 준비해 두어 필요할 때 손이 바로 갈 수 있는 곳에 넣어두고 하이킹을 한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작은 사각형 초콜릿, 에너지 이온음료 파우더, 사탕, 에너지 바, 골든 베리 말린 것, 땅콩잼, 딸기잼, 민트 티이다. 땅콩잼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물과 섞어먹을 수 있는 땅콩가루를 가져갈 것을 추천한다. 롯지에서 점심을 시켜 먹을 때 뜨거운 물을 시켜 티를 만들어 먹는다던지, 티베트 빵을 시켜 땅콩잼과 딸기 잼을 발라서 먹었다.

 

트레킹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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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높이	예상 하이 시간	롯지
Salieri	2495m	30분	Laximi 렉시미
Phaplu	2500m
Ringmu	2700m	2.:30 시간	Hotel Yak&Nak, Sunrise Lodge
Takshindo Pass	3071m	1 시간	Hilltop lodge외 하나 더
Nunthala	2330m	2 시간	문라이트 롯지, 에베레스트 롯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