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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 3리 혼자 트레킹

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 3리*트레킹 #20, 남체마을 - 몬조

by 머금이 2019.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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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남체-몬조

 

네팔 솔루 쿰부 히말라야 남체, 남체 마을과의 작별

사실 네팔여행 쿰부 히말라야 3패스 3리 트레킹 첫날, 날씨로 인해 못 본 풍경을 보고 싶어 팡보체를 다시 가서 일박을 하고 올 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하산하고 싶은 맘이 컸다.

또 추위에 떨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만 가 볼까 생각해서 카페에 내 백팩을 두고 물과 간식을 가지고 하이커들의 행렬을 따라갔다. 

아직 11월 초기(네팔 트레킹 여행하기 좋은 계절 10월, 11월, 이즈음 네팔 날씨는 정말 환상적)라서 내가 남체를 떠난 3주 전처럼 많은 하이커들이 팡보체로 향하고 있었다. 

한 한시간 여를 걸으며 풍경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느낀 점은 이제 미련 없이 남체로 되돌아가도 될 것 같다는 후련한 마음이었다. 

나는 이미 많은 것을 보았고 좋은 인연들과 즐거운 산행을 하였다. 

내가 놓치고 못 봤다고 생각한 풍경은 이제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팡보체로 향하던 내 발걸음은 다시 남체 마을로 향한다.

 

잠시 팡보체로 마실가듯 걸어가는 길에 본 수퍼마켓.

 

 

 

평화로운 자연의 소리

아침식사를 마치고 남체 마을을 한 바퀴 돈다.

그날따라 너무 아름다운 남체의 아침이다. 

잔잔한 바람소리, 

온화한 바람, 

동물들의 목에 달린 방울 소리, 

특히 하얀색 말(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의 목에 걸린 방울종소리가 너무 은은하게 남체 마을에 퍼져 마음을 울린다.

참새 소리, 

닭 우는 소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재잘거리는 소리, 

남체의 아침 상쾌한 냄새, 

네팔 사람들. 

 

이제 하산해도 되겠다. 3패스 3리 첫날 구름이 완전 하늘을 가렸을때 못봤던 풍경이 이 풍경이구나!

 

 

완벽함이란 말이 이런 곳에 쓰인다면 딱 들어맞는 아침이었다. 정말 무결점 완벽하다.

분명 기억에 오래 남을 장면, 아침 냄새, 아침 소리였다. 

네팔의 이런 아침이 좋다.

왠지 이런 완벽한 아침이 떠나는 나를 슬프게 했다. 

눈물이 자꾸 난다. 

어떤 의미의 눈물인지 잘 모르겠다.

많이 그리울 것 같은 남체다. 

걸어서 들어왔기에 남다른 남체이다. 

비행기를 타고 네팔 루클라 공항으로 들어왔으면 못 느꼈을 느낌. 

밴쿠버에서, 홍콩에서,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살레리에서 남체 마을까지, 

얼마나 먼 곳에, 산속에 꼭꼭 숨었는지를 알기에 헤어짐이 더 힘든 것 같다. 

나마스떼 Namaste 남체!

 

작별인사

롯지의 주인 언니가 새로 갓 구운 식빵을 두 조각 잘라 쿠킹호일에 싸주었다. 

이제 안 입을 헌 옷을 롯지언니에게 기부한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공짜로 스낵을 싸주는 것이다. 

win win 서로 좋은 게 좋은 거지. 

내 짐도 줄이고 누군가가 내 헌 옷을 잘 입어준다면 좋은 것이고 그 댓가로 신선한 식빵을 선물 받아 나도 기쁘다. 

카페에 가서 직원들 한테도 작별을 고한다. 

공짜로 준 따뜻한 물, 

휴대폰, 카메라 무료 충전 모두 감사했다. 

어제 짧은 달밤 별 보기 별자리 투어도 고마웠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네. 

하지만 남은 미련이 없어 아쉬움이 없다. 

후련하다. 

떠날 시간이 다 된 것이다.

 

뜀박질 하산 

남체 마을로 올라오는 길이 얼마나 긴 오르막 길이였는지 생각이 난다. 

그 오르막 길을 이제는 내려가려니 가방도 발걸음도 가볍다. 

내려가면서 삼부자를 이곳에서 만났지 하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올라오는 하이커들은 이제 막 루크라 공항에서 내렸거나 아니면 나처럼 4~5일을 걸어서 여기까지 걸어왔을 것이다. 

뛰어내려 가는 나를 신기한 듯 본다. (하산 시 무릎 통증을 느낄 정도로 끊임없이 내려감)

나는 힘들어 헉헉 내며 올라가는 이들이 부럽다. 

아직 보지 못한 것에 대한, 

가보지 못한 미지에 대한 희망과 호기심이 그들의 눈빛에 있다. 

나는 3주 전 이곳에 올라오면서 하산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한다. 

왠지 행복해 보인다기보다는 극심한 극기 훈련이라도 끝낸 것처럼 얼굴이 굳어져 있고 나마스떼 해주는 사람도 드물었다. 

하산하고 있는 지금의 나는 너무 행복한데.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다. 

 

 

세찬 강물을 건너고

왜 그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 있었는지. 

나중에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 링무즈음 갔을 때 더 이상 산행이 하기 싫어졌고 

그 자리에서 그냥 이 트레킹을 끝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체력이 바닥이 나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3패스 3리를 이미 끝냈기 때문에 

하루하루 걷는 것에 대한 더 이상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안나푸르나 라운딩 트레킹처럼 다른 길로 나가며 현지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만나면서 걸으면 얘기가 좀 달라지겠지만 

남체에서 링무까지의 같은 길을 

만나는 하이커들도 없이 혼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쉽지가 않았다.

 

 

야크무리와 함께하며 하산한다.

 

 

지리 아웃 아니면 살레리 아웃??

준베시의 소나무 숲이 아름답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곳을 가고 싶었기 때문에 지리를 고집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때 상황에선 체력이 너무 바닥이 났고 

빨리 카트만두로 가고 싶다는 생각에 빠졌다. 

이상하다. 

안나푸르나와는 정말 반대다. 

안나푸르나 서킷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산에 더 있고 싶어 

네팔 포카라로 나가는 시간을 늦추려 천천히 걸었던 반면

솔루 쿰부는 너무 힘들어서 인지 빨리 카트만두 맛집에서 한식을 먹고, 마사지를 받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도 지리로 빠질 계획을 했으니 지리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본다.

혹시 카트만두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루클라 공항으로 들어와 3패스를 하고 지리나 살레리로 걸어 나가는 하이커분들이 있다면, 

더군다나 노포터 노가이드 싱글 트래커 라면

건조 음식(건조 오징어나 건조야채)이나 마른반찬 종류를 비행기로 넉넉히 가져와 

그중의 반은 3패스 떠나기 전 남체에 있는 롯지에 맡겨둔 다음 

3패스 3리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와 같은 롯지에 묵으며 

맡겨둔 음식을 먹고 약해진 체력을 한식으로 보충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남은 한국 반찬은 하산하면서  네팔 음식과 섞어 먹으면 체력 보강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한식으로 인해 체력이 보완되면 하이킹을 빨리 끝내고자 하는 유혹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야 걸어 들어왔다가 걸어 나가는 경우였기 때문에 건조 음식, 반찬 종류를 많이 가져오지 못했지만 

루클라 인, 지리/살레리 아웃하시는 분은 이 방법도 좋을 것 같다.

 

 

몬조, 같은 롯지에 묵다. 툭바 때문에.

그 롯지의 뗌뚝이 맛있었기에 이번에도 이곳에 묵는다. 

말린 옥수수와 밀가루 반죽까지 넣어, 

보기에는 약간 꿀꿀이 죽처럼 보이는 이 수제비 같은 뗌뚝. 

지금 생각해 보면 하산할 때, 

다른 마을에서 다른 롯지에 묵었어도 좋을 것 같은데 

왜 그때는 편하다는 이유도 같은 롯지로 갔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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