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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 3리 혼자 트레킹

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3리*트레킹 #22, 수르케-카리콜라, 인생라면 맛집

by 머금이 2019.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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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 수르케-카리콜라 

 

네팔 사람 수명?  장수마을?

수르케 롯지 언니의 할머니는 거의 100세 가까이 되시는데 

진지 드시는 모습을 보니 장수의 이유를 알 것 같다. 

드시는 양도 대단히 많고 꼭꼭 씹어서 잘 드신다. 

아침을 할머니와 간단히 먹고 티 한잔을 마시고 인사하고 나선다. 

다시는 뵙지 못할 것 같으니 꼭 손잡아 드리고 나선다. 

추울까 봐 내손을 두 손으로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혹시 10년 안에 다시 오게 되면 그때 또 뵈면 좋겠다.

 

 

파이안에서의 인생라면, 유기농 채소가 들어간 라라 누들.

기억난다. 

붑사에서 수르케 오던 날, 

컨디션이 안 좋았던 그날 

정말 힘들게 왔던 수르케, 

돌아가는 길, 

파이안에서 다시 이른 점심을 한다. 

걷기만 하면 배에서 꼬르륵 거리는 것 같다. 

파이안 그 롯지에서 먹었던 

라라 야채 라면은 

지금껏 네팔에서 먹었던 라면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맛있다. 

와~ 신선한 야채가 듬뿍이고, 

수돗가에 흐르는 물에 지금 금방 수확한 야채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여기서 잤었어야 했어!!!!! 

지금 막 시작한 하이킹 

 

 

 

 

아쉽게 오늘은 점심만 먹고 지나가야 한다. 

계란 후라이도 두 개 시켰는데 

이 간단한 계란 후라이까지 너무 맛있다. 

라면을 다 먹고, 

티 한잔. 마살라 티에 꽂혀 요즈음 이 티만 마시다. 

Happy feet 잔에 티 한잔 진하게 마시고 

햇빛 아래 조금 앉아 일광욕을 한다. 

계산하려고 롯지에 들어갔더니 

롯지 아저씨와 아내분, 꼬마 아이가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드시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밥과 야채커리. 

나도 카레 먹어 본지 오래되었는데..  

아저씨가 먹어보겠냐고 물어보신다. 

맛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혹시나 맛없어 남기면 어쩌나 해서 조금만 맛보겠다고 했더니 밥과 카레를 퍼주신다. 

그런데 너~무 맛있다. 

진짜 눈물이 나올 정도로 맛있다. 

라면 말고 이게 메뉴에 있었다면 이걸 먹었을 것이다.. 

라면도 정말 맛있었지만... 

체면 무릅쓰고 조금 더 먹겠다 말씀드리고 한 그릇 듬뿍 푼다. 

어차피 곧 꺼질 배 좀 더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둬야 한다. 

라면과 티, 계란 값을 먼저 지불하고 

꼬마 아이에게 스니커즈 초콜릿 하나 사줘도 되냐고 여쭙고 

밥과 카레에 대한 감사 표시로 돈을 조금 더 드렸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삼시세끼 먹을 수 있다면 난 하이킹을 며칠 더 해도 좋을 것 같다. 

명함을 하나 받아 배낭에 챙겨 넣는다. 

이런 롯지는 맛집으로 인정, 비즈니스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기분 좋은 아침 하이킹

최고의 점심을 먹었고 

또 이 길은 올라올 때 너무 고생한 나머지 기억에 없어 새로운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어서 하이킹이 즐거웠다

1시 50분 즈음 붑사에 도착했다. 

카리콜라는 붑사에서 얼마 안 남은 거리였기 때문에 붑사에 앉아 다시 간식을 주문한다. 

사실 쿰부 트레킹은 안나푸르나 라운딩보다 비용이 더 든다고 하여 루피 환전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내가 돈을 덜 쓴 것인지 내가 돈을 많이 가져간 것인지 돈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내려가면서 이렇게 쉬엄쉬엄 먹으면서 내려가고 있다. 

붑사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튀긴 티베트 빵에 땅콩잼을 발라 먹었다. 

그렇게 먹고도 또 먹을 수 있는 것은 단백질 고기가 아닌 

소화가 잘 되고 금방 배 꺼지는 야채만 먹었기 때문이다. 

고기가 고프다.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이 들까?

 

카리콜라 가는 길

하산길에는 정말 사람이 없다. 

사람도 없고 

목적의식도 없다. 오직 카트만두에 가서 맛있는 것 많이 먹어야지! 가 목적이었다.

혼자 하이킹을 하려니 조금 심심하다. 

이럴 때 삼부자 친구들이 있었으면 정말 재미있었을 텐데. 

아직 지리로 나갈지 살레리로 나갈지 결정하지 않았다. 

그저 걷다가 내 맘이 정해지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4시 정도에 카리콜라 마을이 보인다. 

 

 

 

따뜻하고 물자원 풍부한 큰 마을 카리콜라

붑사에서 카리콜라 오는 길에 해가 질 무렵이라서 그랬는지 너무 아름다웠다. 

집집마다 지붕 굴뚝에 연기가 나는 것이 저녁 준비에 분주한 것 같다. 

수르케 언니가 알려준 롯지로 갔는데 다행히 내가 첫 손님이라 방을 고를 수 있었다. 

가능한 한 화장실과 멀리 위치한 방을 골랐다. 

운 좋게 조금 뒤 그룹이 들어왔다.

늦게 왔으면 방이 없거나 화장실 옆방을 쓸뻔했다. 

flip flop 슬리퍼를 신어도 춥지 않을 정도의 날씨라 양말 빨래를 하고 샤워도 한다. 

그러나 샤워는 5분 정도가 지나자 뜨거운 물이 멈췄다. 

그래도 5분 샤워, 충분히 깨끗 해졌다. 

 

 

 

 

날씨가 정말 덜 춥구나.

 

근사한 저녁, 팝콘과 모모

같은 롯지에 묵는 그룹의 오늘 식사 메뉴가 고급지다. 

하지만 아무리 고급지다 해도 고쿄 마을에서 봤던 개인 셰프를 대동했던 그 그룹보다는 고급지지 않았다. 

나도 질 수 없다 하여 오늘은 팝콘 (pop corn)을 애피타이저로 시킨다. 

사람들이 나에게 시선 집중. 

올라갈 때는 혹시나 돈이 모자라면 안 되니 맘껏 시키지 못했는데, 

내려가는 길, 금전적 여유가 생기니 이런 호사를 다 누린다. 

그리고 메인 코스로 Sherpa Stew와  야채 만두 (veg momo)를 시켰다. 

반죽에서부터 만두소를 넣고 찌는 것까지 손수 해 주시니 너무 맛있다. 

네팔의 하이킹이 즐거운 또 하나의 이유는, 

하루 고생해서 걷기만 하면 

그 끝에 따뜻한 저녁과 티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가 해주는 밥은 언제나 맛있다. 

 

롯지 밖 공용 수돗가에서 양치와 세수

날씨가 그만큼 따뜻한 지대까지 내려왔다는 의미다. 

아직 슬리핑 백을 사용해야 하고 밤에는 춥지만 

그래도 양치와 세수다운 세수를 할 수 있을 만큼 고도가 낮아졌다. 

카리콜라의 밤은 달빛으로 환하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어 윙윙 소리가 난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운 내 방. 

방음은 제로 상태. 

그래도 잘 잤다. 

내일은 어디까지 걸어야겠다는 계획이 없다.

그냥 무작정 걷는 데까지 걸어볼 의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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