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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 3리 혼자 트레킹

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 3리*트레킹 #24, 살레리 아웃, 고독한 하산

by 머금이 2019.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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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링무-준베시-살레리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의 묘미, 하이킹의 묘미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하루에도 열두 번씩 마음이 오락가락 생각이 많아진다. 

히말라야 산을 타면 생각이 없어져야 하는데 하산하면서 도리어 생각이 많아진다. 

네팔 3패스 3리 트레킹을 마치고 걸어서의 하산은 특히나 심적으로 힘들었다. 

문득 김연아 피겨 선수가 생각났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2010년 피겨 금메달을 따고 

다시 소치 올림픽을 도전하게 되었을 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4년을 또다시 올림픽을 위해 준비한 것이 아닌가.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자의 반 타의 반 다시 목적의식을 가지고 그 4년의 시간을 훈련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물며 나는 3패스 3리 트레킹을 마치고 하산하는 이 길이 목표를 달성했다는 허탈감에 

걷는 하산을 즐기는 것이 반이요 지루한 것이 반이다. 

지쳤고 배가 고팠다.

 

 

 

 

여행의 묘미, 하이킹의 묘미는 자고로 즐기며 걷자고 하는 것인데 

내가 지금 즐기고 있는 것인가? 

왜 쿰부 3패스 트레킹의 하산길이 안나푸르나 라운딩 하산 길과 이렇게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마을과 마을 간 거리도 길고 중간에 하이커들이 없다. 

또 혼자다. 혼자인 산행에 더욱 지쳐버린 느낌이다. 

배가 너무 고프다.

혼자 산행을 좋아하는데 혼자인 것에 지친다 것이 아이러니하다.

안나푸르나 라운딩 때처럼 온천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마지막으로 설산의 파노라마를 볼수 있는 뷰 포인트. 준베시 가는 길.

 

에베레스트 산을 찍으려고 하는데 구름이 빠르게 생성된다.

 

지리로 들어오면 이런 설산을 초반에 볼 수 있으니 더욱 3패스 3리에 대한 기대가 클것같다.

 

네팔 롯지의 맛있는 식사가 하이킹의 질을, 나의 맘을 좌지우지하는구나

역시 나는 단순한 동물이라 음식이 맛있는 롯지가 나오면 걷고 싶고 

밥이 맛없으면 빨리 산행을 마치고 싶다. 

네팔 링무 썬라이즈 롯지에서 정말 간단히 계란 후라이만 먹고 하이킹을 나선다. 

이 롯지는 왠지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롯지를 하면 안될 사람들이 롯지를 운영하는 듯한 느낌.

 

 

네팔 부부와 네팔 아기바구니

어제 만났던 네팔 아기 엄마와 아빠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아침에 지리부터 시작해 남체로 들어가는 몇몇의 하이커들을 만난다. 

이게 얼마 만에 보는 하이커들이야. 

너무 반가워 인사를 한다. 

아기 부모는 오늘 준베시 가기 전에 친척집에서 하루를 묵을 계획이란다. 

아기를 업고도 하이킹 부츠 없이 쪼리 신발을 신고도 나보다 세배는 더 빠르게 걷는다.

역시 네팔 현지인은 다르다.

 

 

네팔 쿰부 준베시를 보고 싶었다.

오늘 링무에서 살레리로 빠지고 싶은 심정 간절했지만 

지리로 방향을 튼 이유는 준베시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마을이 아름답다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 가보고 후회를 하는 것보다 힘들어도 가서 보고 후회하자 하는 심정으로 걷기 시작했다. 

다행히 가는 길에 준베시에 사시는 네팔 아저씨를 만나 그분과 함께 하이킹을 한다. 

준베시 가는 길에 에베레스트와 설산의 파노라마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장소가 나온다. 

그곳에서 아저씨와 라면을 먹고 차를 한잔 마시며 풍경을 즐긴다. 

조금 멀리 돌아가지만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듣던 데로 소나무의 솔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햇빛에 빛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준베시로 가는 길. 아름답다.

 

 

 

 

네팔 쿰부 준베시는 남체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이렇게 산허리를 끼고 가다 보면 소나무와 야생꽃들이 산언덕에 펼쳐져 있다. 

그리고 반대쪽으로는 살레리로 가는 길이 뚜렷이 보인다. 

오늘 링무에서 바로 살레리로 빠질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내 머릿속은 온통 한식 생각뿐이다.

하지만 이왕 반대편으로 왔으니 준베시까지 열심히 걸어간다. 

너무나 아름다운 가을 자연 풍경이다. 

무르익는 이삭? 벼? 밀? 도 보인다.

 

 

이름 모를 야생화. 이 야생화가 정말 쫘~악 깔려있다.

 

아름다운 준베시 마을과 점심 그리고 파풀루

무사히 준베시에 도착해 마을을 돌아본다. 

아름다운 마을이지만 정말 텅 비어있는 듯한 느낌. 

그러다 우연히 본 싸인. 

Phaplu 파플루 공항 가는 길??? 

준베시에서 파플루 공항으로 빠져 살레리로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인가? 

함께 온 네팔 아저씨에게 물으니 갈 수 있단다. 

만약 내가 오늘 준베시에서 방향을 틀어 반대쪽으로 가면 지리로 나가지 않고 오늘 살레리로 들어갈 수 있단다. 

일단 점심을 먹고 생각하기로 했다. 

쿰부 3패스를 살레리-지리로 마칠 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방향을 틀어 파플루 공항을 통해 살레리로 갈 것인지... 

점심을 먹으려 들어간 롯지. 

달걀 후라이를 하나 시켜 먹었는데 감흥이 없다. 

난 하이킹도, 네팔 음식도 즐기지 않고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배가 너무 고프다.

무의미하다. 집으로 갈 시간이 된 것이다. 

방향을 틀어 살레리로 발길을 돌린다.

 

 

네팔 쿰부 3패스 3리 트레킹 경로 결정. 오늘 살레리로 가서 내일 카트만두로 들어간다.!

소나무가 많다는 준베시까지 봤으니 꼭 지리로 나가지 않아도 미련이 없다. 

파플루로 가는 싸인을 본 이상 미련 없이 살레리로 가련다

갑자기 즐거운 마음에 발걸음이 가볍다. 

갑자기 다시 트레킹의 목표가 생긴 것이고 내일이면 카트만두에 가서 맛있는 한식, 삼겹살을 먹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더군다나 오늘 살레리로 가면 렉시미 롯지에서 치킨 모모를 먹을 수 있다. 야호!!!

 

발걸음도 가볍다. 드디어 살레리로 가서 카트만두로 가는 구나

 

 

찻길과 트레킹 구간이 겹쳐지는, 그래도 멋진 파플루 공항 가는 길

가는 길에 히치 하이킹을 할 뻔했다. 

트럭들이 몇 번을 지나가며 흙먼지를 날렸는지 모른다.

건축자재들을 실어 나르는 듯하다. 

흙먼지바람이 나를 뒤덮을 때도 있었지만 그리 길지 않은 찻길 구간이고 

다행히 차가 별로 다니지 않는다. 

한적한 산과 산을 끼고 계곡이 흐른다. 

양식업을 하는 양식장도 보이고 

브레드 피트가 나왔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연상시키는 강도 나왔다.

 

 

 

 

살레리로 가는 길

아래 사진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올라가면 이제 파플루 공항이 나오고 

그곳에서 30분만 더 걸으면 살레리가 나온다. 

하마터면 직진해서 쭉 갈 뻔했다. 

말이 30분이지 이 아래 길에서 윗 길로 가는 것도 엄청 걸린다. 

가다가 대낮부터 한잔을 하신 네팔 아저씨와 함께 걷느라 귀찮아 죽는 줄 알았다. 

파플루 마을에서 숙박을 하려다가 마음을 바꾸어 전에 묵었던 렉시미 롯지로 향한다. 

 

살레리에서 카트만두 가는 지프차 예약

렉시미 롯지 아저씨를 통해 내일 카트만두로 돌아가는 짚을 예약 했다. 

멀고도 먼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롯지의 밤은 내가 처음 도착했을 때 보다 더 춥다. 

한 달이란 시간이 더 지났으니 추울 수밖에. 

먹고 싶었던 치킨 모모와 토마토 수프를 시킨다. 

의외로 사람이 꽉 차 독방이 없어서 도미토리 방을 혼자 써야 했다. 

이제 하룻밤만 지나면 추위와 싸울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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