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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 3리 혼자 트레킹

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3리*트레킹 #23, 카리콜라-링무, 체력한계

by 머금이 2019.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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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카리콜라-링무

 

네팔 쿰부 카리콜라 롯지 아침식사 모모

이 바쁜 아침에 손이 많이 가는 모모 만두를 아침으로 시켰다. 

너무 맛있었기 때문이다. 

모두들 상기된 얼굴로 아침을 먹고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떠난다. 

오늘도 심심한 싱글 트레킹이 될 것 같다. 

남체 마을부터 살레리 또는 지리까지 트레일에는 거의 아무도 없다.  올라가는 사람은 몇몇 있어도 내려가는 사람은 드물다.

 

아침 집집마다 지붕 굴뚝에서 연기를 피운다. 한편의 그림같기도 하고 동화책에 나오는 이야기 같은 풍경이다.

 

네팔 히말라야 고산에서 꿈을 꾸다

어젯밤 꿈을 꾸었다. 

내가 좋아하는 두 도시가 나왔다. 

한 곳은 New Zealand Wanaka, 

또 한 곳은 Chile의 Arica, 

여행이 나를 꿈을 꾸게 하는구나. 

 

 

 

 

월동준비하는 사람들

 

오이? 늙은 오이 노각인가?

 

카리콜라 롯지

어제저녁 코골이 하는 아저씨가 옆방에 있어 잠을 못 잤다. 

게다가 전기가 나가 손전등을 써야 했다. 

이 롯지가 충전이 무료라서 왔는데 마을에 전기가 나가다니. 

아침까지도 들어왔다 나갔다 반복하는 전기. 

어쩐지 어젯밤 바람이 심상치 않더니만...

 

 

네팔 전통주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것 같은데..

 

주빙마을

 

 

아침 트레킹 시작

아침부터 참새들이 조잘조잘 지저귄다

칼리콜라에는 이름 모를 빨간 꽃이 많은데 향기가 너무 좋다. 

아침 어느 롯지에서 흘러나오는 음식 냄새가 군침을 돌게 한다. 

나무 장작을 태우는 냄새가 너무 좋다. 

 

마을 꼬마

 

모두 한 형제들인 것 같다. 모두 닮았다.

 

나 어릴적 약수터도 이렇게 생겼던것 같은데.

 

아직도 하늘에 달이 보인다. 

곧 해가 뜨니 더워지기 시작한다. 

더운 열대우림을 생각나게 하는 바나나 나무들도 보인다. 

깻잎들도 보이고 여러 가지 야채들도 보이고 나무엔 이름 모를 열매들도 열려있다. 

롯지 메뉴에 바나나 팬케이크를 넣으면 좋을 것 같은데. 

 

 

 

 

 

주빙 마을의 아기자기함이 좋다.

 

네팔의 11월. 열대우림 같다.

 

눈탈라로 올라가기 바로 직전의 식당! 흑돼지고기 카레, 카레 달밧

허름한 한 식당에 도착했다. 

이 식당을 기억한다. 

눈탈라에서 미친 듯 당나귀들과 내려오면 내리막 마지막 평지에 있는 그 레스토랑. 

기사식 당 같은 곳이다. 

당나귀나 말을 몰고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하는 현지인들의 식사를 담당하는 식당 아저씨. 

 

 

빨래가 참 가지런히도 널려있다.

 

활용할 수 있는 모든것을 빨래 옷걸이로 사용한다.

 

3 패스하기 전에 마을 여자 아이들한테 받았던 꽃 목걸이를 이 집 아들에게 주었었다. 

눈탈라에서 내려왔던 그 험난한 내리막길은 이제 오르막길이 되어 내 앞에 있다. 

이 식당에서 잠시 쉬려 하는데 로컬 사람들이 그 식당으로 들어가 점심 주문을 한다. 

생긴 것도 허름하고 식당 같지도 않았지만 어떤 용기가 났는지 그곳에서 나도 달밧을 주문한다. 

왜냐면 이제 여행의 막바지에 이르렀고 혹시나 배탈이나도 며칠 쉬면서 휴식을 하면 되지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이 아저씨 요리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시다. 

 

 

 

 

대나무로 돗자리 짜는 아저씨

 

시골냄새 폴폴.

 

그리고 어제 파이안에서 먹었던 그 그린 야채를 카레에 넣고 계시다.

내가 이 야채 너무 좋아한다 했더니 정말 한 소쿠리 듬뿍 들어있던 것을 다 넣으셨다. 

보통은 주문하면 특히 고기의 양을 로컬분들의 양보다 반 정도 적게 주는데 

이 아저씨는 나에게 로컬분들과 같은 양을 주셨다. 

진짜 돼지고기 껍질의 쫀쫀한 질감이 다 느껴질 정도로 맛있던 돼지고기 달밧이였다. 

안나푸르나와 쿰부 두 곳 다 트레킹 하면서 달밧 많이 먹어봤는데 정말 몇몇 달밧집은 상장을 줘야 한다. 

이곳도 그냥 지나칠뻔한 그런 맛집이다. 

 

너무 맛있었던 이 야채

 

흑돼지가 롯지 뒤뜰에

밥을 잘 먹고 화장실을 가려 식당 뒷문 쪽으로 나갔더니 

그곳에 흑돼지 엄마가 새끼 돼지들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 

오 마이 갓 내가 저 돼지를 먹은 것인가? 미안했다. 

그렇지만 정말 너무 맛있었던 환상적인 돼지고기 커리 달밧이였다. 

아저씨가 그 초록색 야채도 내 달밧 쟁반 가득 담아 주셨다. 

그런데 이 달밧이 300루피. 

믿을 수 없는 가격. 내가 왜 오늘 링무까지 가서 링무에서 잤는지 후회가 된다. 

여기서 자거나 누탈라에서 하이킹을 멈추고 숙박을 했거나 탁신두에서 일박을 했어야 했다. 

그 많은 기회를 다 뒤로하고 링무에서 자다니.....

무엇이 나를 그렇게 서두르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하루빨리 카트만두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겠지.

 

 

 

 

 

눈탈라까지 끝없는 오르막 길. 화가 날 정도로 덥고 끝이 없었던 여정.

그렇게 많이 먹었던 돼지고기 달밧이 소화가 다 되어버렸다.

정말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눈탈라 가는 언덕길. 

돼지고기 달밧을 먹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다. 

힘들었지만 눈탈라로 가는 발걸음이 무겁지 만은 않았다. 

그 이유는 눈탈라 에베레스트 롯지의 튀긴 티베트 브래드와 땅콩잼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먹어본 티베트 브레드 중 최고. 

역시 음식이 주는 행복이 크다. 

두 시간에 걸려 언덕을 올라와 눈탈라에 도착하니 12시 30분. 

아직도 내가 왜 여기서 멈추지 않았나 후회한다.  

티베트 빵을 시키고, 코카콜라와 먹으며 그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천국이 따로 없었는데 

나는 멈추지 않고 다시 탁신두라로 향한다. 

햇빛도 좋고 바람도 따사롭고 계속 와우!! 를 외치며 즐겼던 날씨. 

2시간 30분 걸려 4:30분에 탁신두 마을에 도착했는데 또 탁신두 라까지 올라 다시 링무까지 갔다. 

내가 왜 그랬을까? 아직도 모르겠다. 

조금 더 가면 좋은 롯지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최악의 링무 롯지, 하이킹 의욕 더 상실.

4:30분이면 당연히 멈췄어야 했는데 

나는 어떤 네팔 커플분들이 링무까지 간다고 하여 그분들과 함께 해 질 녘 산행을 한다. 

누탈라에서 탁신두라까지도 너무 힘들었는데 링무까지 다시 30분을 빠른 걸음으로 하산한다. 

도중에 링무에서 탁신두라로 하이킹을 하는 한 트레커를 보았다. 

혼자, 이 시간에 그것도 내리막길이 아니라 오르막길로 간다면 시간이 두배로 더 걸릴 텐데, 

나에게 탁신두라가 얼마나 걸리냐고 묻는다.  

많이 지쳐 보인다. 

이 시간에 하이킹을 하는 우리, 

우리 둘 다 대책 없이 난감한 트레커들이다. 

도착한 링무, 첫 숙소가 맘에 안 들어 다음 숙소로 옮기니 방이 없단다. 

없을 리가 없는데.... 

그래서 할 수 없이 하이킹 시작 때 내가 최악의 점심을 먹었던 그 롯지에 묵게 된다. 

링무에서 푹 자고 잘 먹고 했다면 내가 지리로 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음식도 최악에다가 밤에 잠을 자는데 어떤 할머니가 화장실에 갔다

 본인의 방을 못 찾아 한방 한방 문을 두들기고 아들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결국 내 방까지 오셔서 문을 두들기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내가 왜 링무까지 무리하게 와서 잤을까? 

Life Lesson이다. 처음 인상이 안 좋았던 링무, 다시 오지 말았어야 했어.  

 

마음이 기울다. 트레킹을 마치고 싶은 유혹/ 체력의 한계와 의욕상실.

빨리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었다. 살레리로 갈지 지리로 갈지 결정할 시간이다. 

새벽이 오길 기다렸다. 

내일 아무래도 큰 결정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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