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야크카르카-쏘롱 패디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하는 이유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쏘롱라 패스를 넘기 위해서 아닌가? 하지만 왠지 고산병에 걸릴까 무섭고, 지금까지도 힘들었는데 쏘롱라를 넘어가는 것은 얼마나 더 힘들까 가늠이 안 되는 이 상황을 자꾸 피하고 싶었어요.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 이제 쏘롱패디와 쏘롱라 패스를 남겨 놓고 있으니 솔직히 무서운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쏘롱라 패스 다음엔 하산밖에 남지 않았다, 고로 이제 여행의 막바지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에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야크카르카에서 하루를 더 머무를까? 친절한 롯지 아저씨도 있고, 음식도 맛있고.... 이 롯지를 떠나면 또 고생할 것 같은데. 그러나 매튜와의 약속도 있고 오늘 떠나기로 맘먹어요. 고산에서는 추위로 인해 사용을 안 해도 배터리가 금방 방전이 되기 때문에, 카메라와 핸드폰 충전기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플러그를 빼서 배낭에 넣어요.
안나푸르나 라운딩, 노포터 노가이드, 싱글 트래커는 외롭지 않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지는 법. 키다리 아저씨와, 이 롯지와 작별을 하고 매튜를 만나러 윗마을에 가요. 혼자 하는 라운딩, 하지만 걸으면서 계속 사람들을 만나 함께 걷고 헤어지기를 반복해요.
가기 싫은 쏘롱패디, 내 발목을 잡는 이유
야크카르카에서 너무 편하게 지낸 탓일까? 아침 날씨도 너무 춥고, 고산병이 올까 무섭기도 하고, 하루 배낭 메지 않았다고 다시 짊어지려니 힘들어요. 가기 싫다.!! 매튜는 저보다 걸음이 엄청 빨랐어요. 괜히 같이 가자고 약속했나 봐요. 속도가 안 맞아. 쏘롱패디 가는 길은 시간상으로는 짧은데 오르락내리락 힘들어요. 지나가면서 본 레다르 마을, 농가에서 야크 젖 짜는 아주머니를 보니 신기해요. 이렇게 가까이서 야크의 젖을 짜는 모습은 처음 봐요.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낯선 풍경을 접하며 또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 금세 쏘롱패디에 도착해요.
쏘롱패디 가는 길 Landslide Area (낙석 주의)
쏘롱패디 가는 길은 짧지만 낙석주의가 필요로 하는 구간입니다. 산 허리를 끼고돌아가는 구간이라 경사도 급하고 낙석구간도 지나가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온다면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한 구간. 다행히 10월~11월 안나푸르나는 트레킹 하기 환상적인 계절이라서 날씨에 제한 없이 무사히 쏘롱패디에 도착 할 수 있었어요.
쏘롱패디 가는 길 중간 롯지 찻집
쏘롱패디 가는 길 중간에 매점이 있어요. 매점 앞에 가을 마른풀을 담아 향을 지피고 있어요. 앞에 보이는 안나푸르나 산군을 향해 매일 의식처럼 향을 피우는 거예요. 지친 와중에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오아시스와 같은 곳.
고산병에 걸린 독일 여자아이, 매력 터지는 매튜
패디에 도착했는데 어떤 여자 두 명 중 한 명의 상태가 안 좋아요. 두통이 있는 것 같고, 보기에도 고소증세가 온 것 같은 여자애 얼굴. 거의 3시간 30 정도 걸려 쏘롱패디에 왔는데 상의 끝에 독일 여자애 두 명 다 다시 야크카르카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우리의 매튜가 함께 가주겠다고 나섰어요. 대단한 결단력. 데려다주고 오늘 다시 쏘롱패디에 올 수 있으면 오고 아니면 내일 돌아올 거래요. 하긴 매튜는 걸음이 빠르니 데려다주고 다시 오늘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몰라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매튜 정말 착해요. 오늘 이후로 트레킹 하는 동안 매튜를 다시 보지 못했어요.
아이비리그 똑똑한 그녀, 미국 사람 리사
고산병에 걸린 독일 여자애들 옆에서 걱정을 해주던 또한 사람 리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진짜 스마트한 여자분. 저처럼 포터, 가이드 없이 혼자 여행하고 있었어요. 아마도 독일 여자애들이랑 같이 걷다 쏘롱패디까지 온 것 같아요. 제가 먼저 방쉐어 할래? 내일 같이 쏘롱라 패스 넘어갈래? 물었더니 자기도 혼자니 그렇게 하자해요.
사실 쏘롱패디까지 오면서 매튜 말고 유디라는 여자애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왔는데 도착해서는 호주에서 온 잘생긴 두 남자애들에게 빠져 그들과 함께 방을 쉐어 한다고 가버려서 리사를 만난 것은 저에게 천만다행이에요. 리사를 만나 쏘롱라 패스를 함께 넘으며 더욱 즐거운 기억이 된 트레킹이었어요.
고산 적응 준비, 쏘롱패디에서 하이캠프까지 얼마나 걸리나? 연습 삼아 올라가다
리사와 저는 내일 있을 피날레 트레킹을 위해 연습 삼아 하이캠프에 올라요. 리사의 아이디어! 저 혼자였음 힘들어 죽겠는데 이런 연습 안 하죠. 고산도 적응할 겸 함께 오르는데 둘이 걷는 속도가 비슷해요. 진짜 느려요. 한발 떼고 쉬고 다시 걷고 그랬어요. ^^ 저처럼 요가를 하는 리사, 저와 비슷해요. 아주 스마트한 재원에 채식주의인 것만은 빼고!!
하이캠프 look out 언덕, 무시무시한 경사
하이캠프에 올라가면 그곳에서 또 더 올라가 lookout 할 수 있는 언덕이 있는데 경사가 엄청 심해요. 고소공포증 없는데 올라가다 두려움을 느꼈어요. 한 70도 경사는 되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하지만 올라가면 360도 파노라마 뷰를 볼 수 있는데 암벽 산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계곡을 끼고 늘어선 안나푸르나의 산군들의 위엄 있는 자태를 볼 수 있어요. 아슬아슬 무서워하면서 리사와 저 서로 사진을 찍어줬어요. 규모가 꽤 큰 하이 캠프에 하나밖에 없는 롯지이고 그 뒤쪽으로 우리가 내일 걸어가야 할 트레일이 보여요.
베지테리언 하이커 리사의 백팩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리사의 배낭이 정말 가벼워요.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하이킹하면서 무엇을 먹는지 궁금했어요. 하긴 네팔 트레킹을 하면 싫어도 채식주의자가 돼야 하지만. 리사는 바나나 파우더, hummus 병아리 콩으로 만든 허머스 파우더, 땅콩버터 (땅콩잼) 파우더를 가지고 다녀요. 롯지에서 티베트 빵을 주문해서 거기에 허머스 파우더와 땅콩버터 파우더를 물에 으깨 걸쭉하게 만들어 바른 다음 먹는데 맛이 좋아요. 그래서 저도 쿰부 3 패스 3리 갈 때 바나나 파우더를 찾았는데 밴쿠버에는 없어서 못 사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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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롱패디 고산 적응 완료, 롯지에서의 저녁과 댄스파티
쏘롱패디에 롯지가 몇 개 없어요. 그래서 롯지마다 사람이 엄청 많아요. 리사는 화장실 갔다 온다 하여 저 먼저 롯지 다이닝룸에 갔는데 많은 사람들 속에서 자리 찾기가 쉽지 않아요. 유다가 따라갔던 잘생긴 호주 남자 두 명 중에 한 명인 루벤이 친절하게 옆에 자리를 내줘요. 아는 체 안 해줬음 멋쩍어서 이 많은 사람들 속에 자리 찾느라 주눅이 들었을 텐데, 친절하게 자리도 내어주고 체스 설명도 해줘요. 유다가 질투하는 눈치. 나 참 별 희한한 애야!! 결국 리사가 합류해서 리사와 저는 좀 더 넓은 자리로 옮겨요. 이 롯지도 음식이 맛있고 주인아저씨도 친절했어요. 그런데 롯지 주인아저씨는 히피 스타일처럼 머리를 해서 네팔 고산보다는 케리비안 바다 근처에 살면 어울릴 것 같이 생기셨어요.
네팔 사람처럼 안 생겼는데... 어쨌든 쏘롱패디에서 히피 레게 머리 스타일을 보리라곤 생각 못했네요. 저는 저녁을 두 번 먹었어요.. 샌드위치랑 감자튀김을 먹고 난 후 다시 야채를 듬뿍 넣은 라면을 먹었어요. 역시 라면! 이 트레킹을 할 당시 제가 블로그를 할 줄 알았다면 음식의 사진을 모두 남겨놨을 것 같아요. 아쉬워요. 갑자기 부엌 한편에서 음악이 들리고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서 가봤더니 롯지 직원분들이 파티를 해요. 아~ 내가 왜 쏘롱 패디에 오는 것을 두려워했지? 이렇게 재밌는 밤을!!
쏘롱패디 롯지 난로 화롯가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다
내일의 빅데이를 남겨두고 사람들이 속속들이 일찍 취침에 들어갔지만 리나와 저 그리고 아직 많은 사람들이 롯지에 앉아 있다가 나중에는 난로가에 동그랗게 모여 앉아 이야기 꽃이 폈어요. 서로 자기가 겪은 안나푸르나 서킷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아요.
저는 난로 아래 쌓인 짱돌을 보았고 레게 아저씨가 따뜻하게 데워진 짱돌을 침낭 속에 넣고 따뜻하게 자라고 알려주셨어요. 마지막까지 다이닝룸에 남은 사람은 나, 리사, 유머감각 터지는 크리스, 산적 모자 레게 아저씨, 그밖에 몇몇 네팔리 사람들. 이들과 늦은 밤까지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산적 아저씨가 저에게 네팔 김치 "아짤" 한번 먹어볼래? 물었고 저는 사양 않고 먹어봤어요. 그런데 진짜 짜고 매워요. 아까 라면 먹을 때 같이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오기 무서워하던 쏘롱패디에서 잘 적응하며 이렇게 늦은 밤까지 안자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제가 문득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적 아저씨도 야크카르카 아저씨처럼 너무 친절했기에 쏘롱패디에서 하루 더 자고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희안하죠. 고소병올까봐 오기 싫어 했던 쏘롱패디에서 하루 더 자고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니...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행복해서 그래요. 내일이 오면 과거가 될 오늘, 항상 아쉬움이 남은 하루하루입니다. 이래서 인생을 여행하듯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일상으로 돌아가면 지나간 어제에 대한 아쉬움이 없거든요. 여행만 오면 항상 지나가는 시간들이 아쉬워요.
내일 먹을 아침식사를 미리 주문
내일 만날 쏘롱라 패스를 넘기 위해 베시사하르에서부터 걸어왔네요. 내일 점심으로 먹을 에그 오플렛과 감자튀김을 미리 주문해 놨어요. 스니커즈 초콜릿과 아이스 슈거가 뿌려져 있는 시나몬 빵도 내일 간식으로 먹으려고 구입. 내일 아침으로는 생뚱맞게 네팔 라면, 라라 누들을 주문했어요. 목메이는 빵을 먹는 것보다 뜨끈한 국물을 먹고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이게 좀 애매해요. 전날 저녁에 다음날 먹을 음식을 미리 주문을 할 때는 먹고 싶었던 것이, 다음날이 되면 먹고 싶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아침에 많은 트레커들이 한꺼번에 음식을 주문하면 제시간에 트레킹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저녁에 다음날 필요한 음식을 몇 시에 먹을 것인지 미리 주문을 하고 자야 해요.
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딩, 쏘롱패디에서 쏟아질 것 같은 별을 보며 취침
롯지 다이닝 룸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 밤하늘 별이 엄청 많아요. 따뜻하게 데워진 짱돌을 리사와 하나씩 나눠 갖고 숙소로 돌아가요. 둘 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걱정하며 취침에 들어요. 리사와 저, 내일 아침 크리스와 만나 함께 출발하기로 했어요.
마을 | 높이 | 하이킹 예산시간 | comments |
Yak Kharta | 4018 | 1시간 | 하이캠프까지 급경사, 쏘롱패디에 현재 3개 롯지 있을 것이다. 뉴패디 롯지 난로 많이 피워줌 |
Letdar | 4200 | ||
Thorong Phedi | 4450 | 2:30 | 하이캠프 충전가능, 전망대 방문, 숙소 하나. 빨리 도착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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