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묵티나트-카그베니, 걷기 추천 루트
아침식사, 애플주스, 그린애플, 사과주스!
아침으로 당연히 주문한 내 생애 최고 묵티나트 사과주스. 신선함과 사과 본연의 맛이 그대로, 첨가물과 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100%사과 쥬스. 고쿄 베이커리 쵸코볼 이후 제일 생각나는 음식이에요. 리사가 본인의 바나나 파우더와 hummus파우더, 땅콩잼 파우더를 나누어 주었어요. 그래서 티베트 브레드만 시켜서 아침으로도 먹고 점심으로 샌드위치까지 준비했어요. 다음에 다시 온다면 이 롯지에서는 사과주스만, 숙박과 식사는 Bob Marley 밥 말리 호텔에서 잘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은 롯지는 이유가 다 있겠죠.
묵티나트의 한국음식 레스토랑
묵티나트에 한국 레스토랑이 있어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파는 것 같은데 채식주의 리사가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아 가지 않았는데 혼자라도 가서 먹을 것을 그랬어요. 라운딩을 마친 후 만찬으로 먹으리라 다짐하고 참아요.
묵티나트 사원에 오르다
묵티나트는 불교와 힌두교의 성지이고 티베트 불교의 창시자인 Guru Rinpoche도 이곳에서 명상을 했다고 해요. 묵티나트 사원은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이 사원을 오기 위해 전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요.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사원을 찾고 있어요. 사원에 들어가자마자 어떤 네팔 아저씨께서 느닷없이 저와 사진을 찍자 하세요. 어제 샤워도 하고 세수도 한 얼굴, 이제 자신 있게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 서요. 딱 봐도 저는 제가 이제 네팔 사람처럼 생겼는데 다른 사람 눈에는 아닌가 봐요..
묵티나트 사원이 날 울게 만들었다.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하면서 두 번째 울어요. 첫 번째는 업퍼피상 마을에 있는 곰파에서 그리고 두번째는 이곳 묵티나트 사원에서. 저는 종교가 없는 무교. 하지만 왠지 불교 쪽에 마음이 가고 마음이 울린다고 생각해요. 많은 생각으로 눈물이 났어요. 묵티나트 사원의 가을지는 풍경이 저를 센티멘탈하게 만들었나 봐요. 햇빛에 빛나는 단풍 진 나뭇잎들. 색이 노랗게 변하여 떨어져 바삭바삭 소리를 내고, 사원 작은 개울가의 물은 졸졸 흘러요.. 가을 냄새가 가득한 묵티나트 사원이 산 근처에 살았던 저의 어린 시절을 상기시켜요. 우리집 아파트 앞에 있던 산과 약수터, 갈대밭, 아빠와 산에 오를 때마다 가져갔던 옛날 김 과자 센베가 생각나요. 이제는 산도 깎이고 약수터의 물은 오염되었거나 말랐고 갈대밭에는 아파트들이 들어섰어요. 사람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네요. 편리하고 풍부해졌지만 뭔가 잃어버린 느낌, 부족한 느낌. 네팔은 제가 잃어버린 시간, 그리고 우리가 변하기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네팔이 좋아요.
묵티나트 사원에 오는 이유
묵티나트는 카트만두 파수파티나트와 함께 힌두교 2대 성지중의 하나로, 사원에서 가장 유명한 108 성수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동물 입모양의 108개 꼭지에서 떨어지는데 그 물에 손을 씻으면 죄와 업을 씻어낼 수 있다 믿어요. 저도 한바퀴 돌며 물줄기에 손을 뻗어 봐요. 사원 안의 조람키 곰파, 즈왈라 마이(Jwala Mai, 불의 여신) 사원에 있는 "불멸의 불꽃: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 도 방문객이 이 사원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불꽃이지만 예전 사람들에게는 창조의 신이 나타난 것으로 여겨졌다고 해요. 사원을 빙 둘러보고 나자 다울라기리가 아주 잘 보이는, 그리고 사방에 돌탑들이 쌓인 언덕이 나와요. 왠지 모를 경외심이 마음을 울컥하게 만드네요. 서로 배타적이기보다는 타 종교까지 아울러 포용하는 네팔의 신앙심이 인상적입니다. 마을로 돌아가는 길, 마지막으로 사원의 마니차를 돌리며 소원을 빌어봐요.
정겨운 시골 풍경 묵티나트 마을
카그베니를 가기 전 묵티나트 시내를 돌아봤어요. 사실 묵티나트에서 요새 마을 자르곳(Jharkot)을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에 쫓겨 가지 못하고 멀리서 보기만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묵티나트에서도 하루, 카그베니에서도 하루씩을 더 묵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해요.
가을 풍경과 다울라기리를 한 폭의 배경으로 삼은 묵티나트 마을
팀스 퍼밋 검사하는 오피스가 있는데 안나푸르나 라운딩은 오피스 직원이 지켜서고 트레커들의 퍼밋을 확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본인의 안전을 위해 개인정보를 적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나가는데 포시즌 (Four Season) 호텔이라는 롯지가 있다. 다음 다시 오게되면 이곳에 묵어야겠다.
싱글 트레블러, 노포터 노가이드 혼자 여행하면 좋은 점
묵티나트에서는 야영을 하면서 걸어온 많은 성지 순례자들을 볼 수 있어요. 제대로 된 신발과 따뜻한 겨울 재킷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추운 들판을 걸어 성지순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회사 직원들도 저에게 왜 산에서 한 달 동안 그 무거운 백팩을 짊어지고 걷는지 궁금해하던 게 생각나네요.. 혼자 걸으면 무한한 자유가 주어진다.! 무한한 시간과 자유를 내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짊어지고 걷는다.! 책임감도 따르고 버거울 때도 있지만 그에 따르는 희열이 대단하기에 멈추지 못한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이 트레킹을 하고 있어요. 간단하게 말해서 어쨌든 네팔에서의 하이킹은 하루 8~9시간 걷기만 하면 그 하루 끝에는 포근한 잠자리와 누군가가 해주는 요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
묵티나트에서 카그베니 가는 여러 가지 갈래길
이 지도를 구글 어디에서 아니면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퍼왔을 텐데 어디서 가져왔는지 기억이 안 나요. 아무튼 묵티나트 주변에 작은 마을들이 많은데 Kali Gandaki 강 상류 마을의 지도는 아래와 같아요. 저는 아침 묵티나트 사원과 Ranipauwa에 들렸다가 Mutinath-Chongur-Jhong-Purtak을 거쳐 카그베니로 들어가요.
묵티나트에서 카그베니 가는 길, 걸어가야 하는 이유와 버스를 타면 놓지는 아름다운 풍경
오전 11시 드디어 카그베니로 출발하여 4시 조금 넘어 도착했어요. 눈이 가는 곳마다, 발걸음이 가는 곳 마다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카메라에 투자 좀 하고 올 것을.... 쏘롱라 패스 넘기 전에는 첫 트레킹인 데다 가방도 무겁고 고소병에 대한 공포로 그리고 추위로 하루하루 즐거움과 불안감이 공존했다면 묵티나트부터는 제가 이 트레킹을 정말 즐기고 있었어요. 마을 공동 우물가에서 설거지하시는 아주머니, 실로 베틀 짜는 아줌마, 네팔 옛날 집 지붕 위 겨울을 위해 준비해 놓은 나무 장작들, 작은 냇물가에서 신발을 빠시는 할머니, 등 뒤 포대기에 아기를 업은 아줌마, 낫과 소쿠리를 들고 밭일 가시는 아저씨 그렇게 Chongur 마을을 지나며 우리는 종 (Jhong) 마을로 가요.
종 마을 가는 길
작을 팻말이 표시하는 방향을 향해 걸어가면 긴 다리가 하나 나오고 그 다리를 건너 걸어가다 보면 종 마을에 도착해요.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하기 전, 이 구간을 어떻게 걸을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자르콧을 거쳐서 갈까 아니면 종 마을을 거쳐서 갈까 고민하다 그냥 리사와 걷게 된 마을이 자연스럽게 종 마을이었어요. 종 마을도 자르콧처럼 언덕 위에 지어진 조그만 마을이라 올라가다 너무 힘들어 중간 즈음 배낭을 내 팽개쳐두고 올라갔어요. 아무도 저희의 무거운 배낭을 훔쳐갈 사람이 없어요. 종 마을에서 저 멀리 Yawakang과 Thorong Peak가 보여요. 그 사이가 우리가 어제 넘어왔던 쏘롱라 패스. 이렇게 멀리나 왔다니, 그리고 우리가 그 패스를 넘은 게 어제라는 사실이 실감이 나질 않았어요.
다리 건너 사람들이 사는 듯한 텐트촌이 보인다.
종(Jhong)마을 에서 푸탁(Putak)마을 가는 길
가을 풍경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었던 트레일. 단풍 진 낙엽들이 수채화처럼 펼져진 진풍경. 너무 아름다워 입이 딱 벌어져요. 만약 버스를 타고 나갔다면 이 아름다운 풍경을 다 놓쳤을 것에 가슴을 쓸어내려요. 낙엽들이 부는 바람에 서로 스치며 내는 소리, 가을 단풍 냄새, 바삭바삭 낙엽 밟는 소리에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요.
가을 단풍진 숲길을 지나고, 수채화 그림 같은 풍경을 지나고, 수화의 계절인 가을이 가득한 풍경을 지나고, 푸탁 마을에 가까워 오니 쏘롱라 패스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 푸탁 마을을 지나며 카그베니로 향한다.
우리가 지나온 쏘롱라 패스는 이제 과거가 되고 카그베니로 향한다. 무스탕 지역과 가까워 오는지 산세가 황토색 토산 지역이다. 메마른 토질과 황량한 산세가 마치 달 표면이나 사막지대를 연상시킨다.
이제 저 코너만 돌면 쏘롱라 패스와 피크와는 완전히 굿바이
드디어 칼리 간다키(Kali Gandaki Nadi)강이 보이기 시작
카그베니!!
은둔의 왕국이라 불리는 카그베니는 무스탕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마을입니다. 강 건너 한 시간 정도 거리에 Tiri라는 마을은 퍼밋 없이도 무스탕 지역에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마을이라고 해요. 저 혼자였다면 다음날 갔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다음날 마르파로 곧장 출발을 해 Tiri까지 가진 않았어요. 무스탕 지역은 특별입산 허가증이 필요하고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저는 노포터 노가이드를 선호하지만 무스탕지역은 꼭 가이드와 포터가 필요해요. 언젠가 들어갈 날이 오겠지? 카그베니는 티베트 전통 불교문화를 많이 보존하고 있는 마을입니다. 간다키 강을 끼고 위치한 이 마을에 도착하니 해가 지려하고 있어요.
마을 작은 송아지가 내 냄새를 좋아한다. 친구랑 밥그릇 쉐어하는 송아지와 닭
롯지의 달밧, 마살라 티
카그베니는 어느 롯지나 다 음식이 맛있는 것 같아요. 베이커리에 들려 먹은 빵도 맛있었어요. 제가 묵은 롯지의 달밧도 깔끔하니 너무 맛있어요. 뒤늦게 빠진 마살라 티도 두 잔을 마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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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대화
리사도 medical issue가 있었나 봐요. 짧은 영어에 메디컬 용어라 정확히 그녀의 건강상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동지의식을 느꼈어요. 그러나 우리 둘 다 이렇게 건강해져서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누구보다 건강해요.
카그베니에서 이태리 타월을 쓰다.
샤워다운 샤워를 했다는 뜻이에요. 뜨거운 물도 풍부했고 지대가 낮으니 해가져도 역시 방이 따뜻해요. 강을 끼고 있는 마을이니 여러모로 물자가 풍부해 보여요. 두세개 들려 본 롯지가 가격이나 시설면에서 맘에 들지 않아 방향을 조금 틀어 작은 다리를 건너 베이커리 지나 숙소를 구했어요. 저는 독방 쓰는 것이 무서워 리사와 쉐어 하고 싶었지만 리사는 산도 혼자 타면서 독방을 무서워하는 제가 신기한 가 봐요. 오늘은 각자 길게 샤워를 해야 해서 각각 독방을 썼어요.
여행의 막바지, 여행 일정이 구체적이지 않다
안나푸르나 라운딩 계획을 짤 때 쏘롱라 패스 넘어 묵티나트에서 부터의 일정을 자세히 짜지 않고 그때그때 임의대로 마음 가는 대로 가자 했어요. 끝까지 걸어 나가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ABC를 갈지 푼힐까지만 갈지 아직 계획 중이에요. 리사는 마르파에서 버스를 타고 나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아직 그녀도 고민 중.
마을 | 고도 | 하이킹 예상 시간 | Comments |
Muktinath | 3760 | 11시에 출발해 4시 30분 경에 도착. 중간 사진도 많이 찍고 천천히 걸었다. | 이구간 11월~3월 사이,1시이후 바람이 많이 부니 마르파 가는 길 일찍 출발 |
Chongur | 카크베니:무스탕가는 입구, 푸른밀밭, 마을 동쪽 언덕에서 설산배경, 이틀묵는 사람도 있단다 | ||
Jhong | Kagbeni에서 Tiri라는 무스탕쪽 마을 하이킹 허용한단다. 1시간 소요 도착 | ||
Putak | 카그베니 숙소: Mustang Gateway, Asian Trekkers home,Shangri La, New Annapurna Lodge | ||
Kagbeni | 2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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