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마르파-칼로파니
이유 있는 거짓말
마르파에서 제가 묵었던 롯지에는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기에 다이닝룸에 난로도 급 설치하여 추웠기도 하고 음식도 너무 맛이 없었어요. 오늘 아침까지 이곳에서 맛없는 음식을 먹을 수 없어 버스를 타고 빨리 다음 마을로 출발해야 한다고 롯지 주인께 거짓말을 하고 어제 애플라씨를 맛있게 먹은 롯지로 가서 식사를 했어요. 유제품도 먹지 않는 리사, 라시 진짜 맛있는데..
안나푸르나 라운딩, 다시 싱글 여행자가 되는 날
리사는 오늘 마르파에서 버스를 타고 온천이 있는 따또파니를 가요. 나는 전혀 지프차나 버스 타는 일에 관심이 없어요. 갑자기 다시 싱글 트래커가 되는 게 낯설지만 한두 시간 걸으면 익숙해질 거예요.
마르파에서 네팔 국민 간식 코코넛 크래커 구입
네팔에서 유명한 이 과자, 배고픈 하이커들에게 좋은 간식이 되어준 이 네팔 코코넛 과자를 어제 두 봉지를 사 두었어요
마르파 버스 정류장, 나는 계속 걷고 리사는 버스 타고
마르파 마을 끝쪽까지 걸어 나가면 버스정류장이 나오는데 거의 모든 하이커들이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따또파니에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정말 혼자가 되었어요. 이 아침 버스 정류장을 지나쳐 다시 걷는 사람은 저 한 사람뿐이었어요.. 그러다 한 시간 정도 지나니 뒤에서 다른 트레커들이 오는 것이 보였고 걷다가 Mountain Bike 하는 사람들도 몇몇 봤어요.
마르파에서 칼로파니, 길이 헷갈려 초기에 길을 잃다.
버스정류장을 벋어나 큰 다리를 건너기 전 잠시 왼쪽 방향으로 들어가 길을 잃었는데 제가 어떻게 왜 그 방향으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설마설마하다 끝까지 가서 길이 끊기는 것을 보고 다시 돌아 나오니 저 가까이 큰 다리가 보여요. 아까 다리를 미쳐 못 봤던 것 같아요.
네팔 안나푸르나 치망가온 너무 아름다워 살고 싶은 마을
쏘롱라 패스를 넘기 전에도 즐거운 하이킹이었지만 저는 패스를 넘고 나서의 하이킹을 더 즐기고 있어요. 찻길과 겹쳐진다 하여 많은 사람들이 버스나 지프차를 타고 지나치는 이 마을들. 놓치면 후회할 텐데.... 치망가온으로 가는 길은 산을 하나 넘어 올라가야 해요. 마을이 그 산 위에 위치하기 때문이에요. 아침에 기름진 볶음밥과 라씨를 먹고도 금세 배가 고파 Coconut 과자 한 봉지를 뜯어먹어요
치망가온 가는 길, 어느 집의 개가 너무 무섭게 짖어대요. 영화 세트장처럼 아기자기 우리나라 60,70년대 풍이 나는 그런 마을, 치망가온. 밥을 짓는지 지붕 굴뚝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마을 공동 수돗가 물통에 물을 담는 여자아이도 봐요. 널지막한 바위에 빨래가 널린 모습, 지붕 위에 나물 말리는 모습, 네팔 전통의상 입은 아줌마들, 들판의 허수아비, 어릴 적 시골에서 나 볼 수 있었던 그런 정겨운 모습 그대로였어요.
시대극을 보는 듯한 이 느낌. 다른 어느 마을들 보다 더 치망가온이 기억에 남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마을을 둘러보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했어요. 학교도 둘러보고 그냥 사진 찍으며 사람 사는 모습도 구경했어요.. 하루 자고 가고 싶은 마을들이 너무 많았어요.
치망가온에서 초코파니 마을
의외로 길이 헷갈려서 헤매다가 소치는 아저씨 두 딸이 길을 안내하여 무사히 초코파니 마을을 찾아 들어가요. 가는 길에 강 건너 반대쪽 길을 보니 버스가 고장이나 서 있어요. 이미 초코파니 마을을 돌아 본 한 커플이 건너편으로 가려고 강가를 서성이지만 강을 건널수는 없어요. 겨울이면 마을 끝에 임시로 마르고 얼어버린 강위에 다리를 놓는다고 하는데, 강의 물살이 센 봄, 여름, 가을에는 멀리 돌아서 건너편 길로 건너갈 수 있어요. 초코파니 마을 순진한 아이들이 저를 반겨줘요. 지나다 만난 두 남매는 저에게 과수원에서 사과를 듬뿍 따서 줬어요. 안그래도 가방이 무거운데 사과를 이렇게 많이 따주다니. 그러나 이런 귀한 선물은 가방에 있는 제 짐을 버리고서라도 가져가야죠. 오늘의 하이킹은 마을에서 마을로 정말 너무 즐거워요.
네팔 안나푸르나가 쿰부 히말라야 3패스 3리 하산보다 즐거운 이유. 작은 마을들이 너무 많다.
중간중간 작은 마을들이 샛길로 많은데 칼로파니로 가는 길이 늦어질까 지나친 마을도 있어요. "다음에 오면" 이라는 말이 실현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가능하다면 꼭 한번 다시 찾아 걸어보고 싶은 구간입니다..
네팔 안나푸르나 하산길 만나는 작은 네팔 마을들: 초코파니에서 툭체, 코방, 라르중으로
이 풍경은 실제로 보지 않으면 설명할 수가 없어요. 히말라야 쿰부의 고산보다도 더 기억에 많이 남는,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그런 풍경!! 치망가온부터 라르중까지 어디 곳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어요. 그나저나 오늘은 정말 하이커들이 없어서 길이 더 헷갈렸어요.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
쏘롱라 패스 넘기 전 브라카 아이스 레이크에서 만났던 친구들
남자 세명중 한 명이 고산병에 걸려 집으로 간 후, 그 세명중 한 사람. 호주에서 온 Tim이 정말 새로운 동행 트레커들과 걸어오길래, 루벤에 대해 물으니 카그베니 근처 다른 트레일 갔다고 해요.. 안나푸르나 서킷을 하다 보면 쏘롱라 패스 넘기 전에 만났던 사람들을 가끔 만나서 반가워요.
발걸음을 재촉하여 칼로파니로
의외로 사람들이 없어서 가는 길이 또 헷갈려요. 라르중을 떠나며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데 또 강 사이를 두고 왼쪽이냐 오른쪽이야 망설였어요. 지도는 없고 표지판을 봐도 헷갈리고. Tim은 발걸음이 빨라 그새 사라지고. 그래서 오른쪽으로 돌아 저 멀리 다리를 건너 칼로파니라는 싸인을 확인하고 갔는데 이 길은 찻길과 30분 정도 가량 합쳐져서 먼지 잔뜩 먹고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하는 오토바이 족들이 걷는 저를 보고 신기해했어요. 다음 마을 굉장히 먼데 그렇게 먼 길을 걸어서 간다고...다 버스나 지프차로 이동을 하니, 이 지역은 역시 라운딩을 하는 하이커들이 적나 봐요.. 걷는 저를 신기하게 생각하게. 아니면 모든 트레커들은 강 건너편 쪽 왼쪽으로 걷고 있나? 제가 아까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야 했는지 아직도 의문이에요. 30분 정도를 걸어 흙, 먼지바람 제대로 맞으며 걷다가 드디어 찻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나와요.
그래도 아직은 낮은 덥고 밤은 추운 고도예요. 툭 체 마을은 올드 툭체와 신 툭체길로 나뉘는데 나란히 있기 때문에 어느 길로 가든 상관은 없어요. 코방으로 올라가는 언덕, 초록의 아름다움은 끝이 없어요. 가다가 어린 두 자매를 만나 아까 초코파니에서 받은 사과를 하나씩 주었더니 엄마한테 가서 자랑해요. 코방 마을 끝에 다다랐을 때 Goat들이 풀을 뜯는 들판이 나오는데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잡은 염소 가죽을 벗기고 있었어요. 무섭게..
코방을 조금 벗어나니 라르중이 바로 나와요. 가까이 붙어있는데 마을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요. 라르중에서 만난 어느 할머니께 사과 한 알을 드렸더니 저보고 잠깐 여기 있어보라고 손짓을 하세요. 그리고는 집에 가서 호두 3알과 망치를 가져오셔서 망치로 호두를 툭 깨서 호두 알갱이를 저에게 주셨다. 시골인심이죠. 사과를 받았으니 감사의 표시로 호두를 주신 거예요.
KOKHETHANTI 마을, 혼자였으면 이 마을에서 숙박할 뻔
이제 한 시간 반 정도 내로 해가 질 거예요. 아직 칼로파니가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하이커들이 전혀 보이지 않다가 신기하게 Kokhethanti 마을로 가는 하이커 한쌍과 가이드가 저 앞에 보여요. 빠른걸음으로 그들을 따라잡아 따라가는 척 아닌척 뒤따라가요. 그들이 이 마을에 묵으면 나도 묵고, 그들이 더 가면 나도 간다. 하는 맘으로요.
칼로파니 도착
칼로파니는 안나푸르나 서킷에서 안나푸르나 제 1봉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고 "네팔의 스위스"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마을로 설산에 빙 둘러 쌓여있어요. 다행히 이들과 함께 한 칼로파니. 이곳에 도착해서야 숨을 고르고 혼자 천천히 어디에서 하룻밤 묵을까 숙소를 찾으며 걸어 다녀요.. 숙소가 생각보다 많아 어디를 골라잡을까 하다 "See you again"이라는 숙소에 방을 잡고 롯지 다이닝 룸에 들어가니 하이킹하면서 만났던 매튜(독일 매튜가 아니라 영국 남자 매튜)가 있어 반갑게 인사했어요.
이 친구는 포터 겸 가이드와 하이킹을 하는데 쏘롱패디에서 하이캠프로 연습 삼아 올라갈 때 잠시 만났던 친구. 어쨌든 아는 얼굴을 만나 반가웠어요. 생긴 것은 약골이나 걷는 속도는 정말 빨랐던 친구.
칼로파니 씨유 어게인 롯지, 롯지 메뉴, 근사한 치킨버거와 감자튀김 세트메뉴
정말 힘든 하루. 마을을 몇개나 지났고 하이킹 시간도 오래 걸린 오늘이에요. 마을마다 너무 아름다워 시간이 지연되었기 때문이에요. 저녁은 무조건 고칼로리를 먹겠다 해서 치킨버거 세트를 시켰어요. 주문 전에는 이거 먹고 라면도 먹어야지 했는데 결국 라면까지는 못 먹었어요. 진짜 맛있었던 치킨버거와 감자튀김이었어요. 밤은 역시나 추워요. 불이 안 들어와 손전등을 썼던 밤. 침낭에 담요까지 덥고 잤어요. 하산길은 좀 더 따뜻할 줄 알았는데!
롯지의 핫 샤워
이제는 1일 1 샤워 가능!! 그러나 아직 춥다.
마을 | 하이킹 예상시간 | comments | |
Marpha | 6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나는 더 걸린것 같다. | 아름다운 구간, ACAP 마크 잘보고 정 루트로 마르파에서 alternate route로 칼로파니 가야함. 라르종에서 다울라기리 빙하 다녀올수 있다. 코방:버드나무/설산이 아름다운 마을 툭체 사과, 살구 말린것 사기, 툭체 Yak Hotel 유명 칼로파니에서 30분하이킹, Dhulu Danda 파노라믹 뷰포인트-나는 가보지 않았다. |
|
Chhairo | |||
Chimangaon | |||
Chokopani/Tukuche | |||
Kobang | |||
Larjung | |||
Kokhethanti | |||
Kalopani |
'해외여행 >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노포터 노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21 - 타토파니-고라파니, 포터 가이드 없이 걷는 이유 (0) | 2018.08.31 |
---|---|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20 - 칼로파니-타토파니, 욕심쟁이 포터 (0) | 2018.08.30 |
네팔 안나푸르나 여자혼자 트레킹 #18 - 카그베니 - 좀솜 - 마르파 (0) | 2018.08.28 |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17 - 묵티나트-카그베니, 버스타지 마세요!!! (0) | 2018.08.27 |
네팔 안나푸르나 여자 혼자 트레킹 #16 - 쏘롱라 패스-묵티나트 (0) | 2018.08.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