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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노포터 노가이드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20 - 칼로파니-타토파니, 욕심쟁이 포터

by 머금이 2018.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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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칼로파니-타토파니

칼로파니, 피곤 해소에는 라면

어제 못 먹었던 라면을 아침으로 먹고 출발. 새벽에 매튜가 해돋이를 보자고 해서 롯지 옥상 위로 올라갔는데 역시나 새벽은 쌀쌀한 날씨. 아직 해가 뜨지 않았어요. 은근히 하이킹 예상시간이 오래 걸리는 오늘, 단단히 아침을 먹고 롯지를 나서요

 

론리플래닛(Lonely Planet) 지도를 핸드폰으로 찍어 둔다

매튜가 가지고 있던 맵지도를 혹시나 해서 찍어둬요.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헷갈리는 길이 많을 것 같아 혹시나 혼자가 되는 구간이 있을 때를 대비해야 할 것 같아서요. 맵도 안 가지고 라운딩을 하냐고 하겠지만 가지고 있었더라도 트레킹 하는 중간에 무게 줄인하고 버렸을 가능성이 더 높아요. 길이 헷갈릴 때만 포터나 가이드가 있음 편할 것 같은데...

 

트레킹 걸음 속도, 선 출발 후 도착

제가 걸음이 느리기 때문에 항상 남들보다 먼저 출발해요. 그래 봤자 30분 혼자 걷나? 곧 하이커들이 제 뒤를 지나 앞서가 버려요. 이제 헷갈리는 길이 많이 나오는 하산길, 앞 뒤 하이커들이 있는지 항상 확인하고 걸어요.

 

가사 가는 길

 

 

안나푸르나 라운딩 칼로파니에서 아랫마을 가사, 무스탕 지역의 마지막 마을

작은 이 마을로 내려는 길이 정겹고 아름다워요. 대나무 소쿠리 안에 아기 염소나 닭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대나무 닭장인 것 같아요. 벌써 매화꽃 같은 것이 피어있었는데 11월이니 매화인지 아닌지 헷갈려요. 먼지 가득한 버스정류장도 지나요. 이 버스길을 조금 걸어야 하지만 이내 다리가 나오기 때문에 강 건너 반대 편으로 걸어갈 수 있어요. 이렇게 타토파니 가는 길에 강을 끼고 많은 다리가 나와요

 

만약 다리를 놓쳐 찻길로 가고 있다면 다시 다음 편 다리로 반대편으로 건너가면 걸으면 돼요. 가사에서 버스를 타고 타토파니를 가는 사람들은 대단해요. 잘 닦여진 평탄한 길이 아니고 바위가 울퉁불퉁한 좁은, 차가 다녀서는 안 되는 그런 길이에요. 이 길은 예전 내가 어렸을 때 물놀이 갔던 세검정이나 안양유원지, 청평 같은 바위 계곡을 연상시키는데 그곳을 버스가 다닌다고 상상해 보세요.. 버스 타이어 바퀴에 구멍이 안 나는 게 신기. 먼지도 대단. 오늘도 걸어가면서 보는 경치가 멋있기에 먼지구름 맞으며 포기하지 않고 걸어요.

 

매화 꽃

 

리사의 후회, 마르파에서 버스 타지 마세요

나중에 리사와 facebook 페이스 북으로 연락을 하는데, 마르파에서 따또파니를 버스로 간 것을 후회했다네요. 내려가는 경치를 버스 안에서 보는데 너무 아름다웠데요. 그럼 버스에서 내리지 그랬어.....그것도 그럴 것이, 이제 어딜 가나 녹음이 푸르르고 꽃이 많이 피어있어 정말 아름다웠어요. 하지만 동시에 갈대 밭도 보이니 11월 가을인지, 5월 봄인지 헷갈릴 정도예요.

 

가을 풍경

 

대나무 소쿠리 만들기

 

안나푸르나 라운딩 하산길은 계속된다. 가사에서 Ruspe Chhahara

가사를 벗어나면 먀그디(Myagdi) 지역이 되므로 티베트 문화권에서 벗어나 다시 힌두 문화권으로 넘어가게 돼요. 그리고 중간중간 마을들이 많아요. 그중에 Ruspe Chhahara라는 마을로 빠지면 작은 폭포를 볼 수 있어요. 찻길 옆에 있는 이 폭포. 사람들이 오토바이나 자가용에서 내려 많이 구경해요. 저같이 배낭을 멘 트레커들은 이제 하산길에서는 흔치 않아요

 

Ruspe Chhahara의 작은 폭포

 

트레킹 헷갈리는 길, 타토파니 어디쯤에 있는 거야

방향 표지판은 많이 보는데 아직 멀었나 봐요. 산행 중 길을 잃었나 싶을 찰나마다 표시판이 나와 주거나 로컬 네팔 현지인 분이 어디선가 나타나세요. 푸른 산이 가을 산보다는 봄의 산 같은 쏘롱라 패스 반대쪽 마을들.  11월인데도 낮은 여전히 덥고 저녁엔 추워요. 네팔 오기 전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적기가 10월 11월이라 해서 청명한 가을 하늘에 선선한 공기가 하이킹하기 좋은 날씨겠거니 하고 왔는데, 네팔의 10월 11월이 이렇게 더울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타토파니 가는 길

 

 

트레킹 시 휴식과 음식 섭취 중요. 점심도 안 먹고 걷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저는 점심을 먹으면 또 한두 시간 지체되어 타토파니에 해가 진 후에 도착할까 걱정이 되어 점심도 안 먹고 마냥 걸어요. 어떤 마을 어귀에 오렌지 나무가 많은 것을 보고 귤이나 사야겠다 했더니 마침  생과일 주스를 파는 가게가 보여요.. 제주 감귤처럼 생겼어요. 100불이 들더라도 마시고 가야지. 유기농인데. 결국 두 잔을 마셨어요.. 100불이 아니라 150루피. 외양간에 소도 보고 도롱뇽 또는 도마뱀도 보며 다시 걸어요.

 

귤나무

 

혼자 걷는 하산길

매튜 일행은 아침에 헤어진 후 본 적이 없어서 더욱 제가 길을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거 같기도 해요. 사람들도 없고... 타토파니에 도착하기 한 30분 전, 길이 좀 헷갈려서 위로 걸어가 다리를 건너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어쨌든 건넜더니, 이번에도 또 위로 올라가는 갈래 길이 나와요. 위로 올라가야 하나 아니면 오른쪽으로 가야 하나 망설이는데 다리 건너편에 매튜와 가이드가 걸어와요. 다행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타토파니까지 가는 길 헤매었을 것 같아요.

외양간의 소

매튜 네팔 가이드는 욕심쟁이

제가 개인적으로 숙소를 골라도 되는데 매튜의 가이드가 자꾸 자기가 먼저 가서 숙소를 잡아 놓는다고 해요. 아니나 다를까 숙소 사장과 얘기해서 나에게 숙박비를 좀 더 받고 자기가 돈을 조금 떼먹는 것 같은 느낌. 오늘 하루만 같이 다니고 이제 같이 안 다니려 해요. 이래서 제가 포터 가이드와 여행을 하기 싫어해요. 불친절하거나 욕심 많은 포터가 많아요. 고용인과 고용주, 돈과 관련이 된 관계는 어쨌든 불편해요

 

연유 섞은 오트밀, 정말 맛있다.

이곳에서 처음 스테이크를 주문했어요. 질길 줄 알고 걱정했는데 의외로 맛이 좋아요. 그리고 아침에 이롯지에서 먹었던 오트밀. 가지고 있던 견과류도 함께 올려 먹었는데 연유를 넣었는지 정말 부드럽고 달콤하고 맛있었어요. 오트밀에 연유를 넣을 생각을 하다니, 세상에서 먹은 오트밀 중에 제일 맛있었어요. 전지분유라도 가져와 우유처럼 뜨거운 물에 타 마시면 좋았을 것을...후식으로 감자칩(chips)과 코카콜라도 한병 사서 마셨어요.. 과자봉지를 열었더니 공기가 3분의 2, 과자가 봉지의 3분의 1. 고산지대라 과장봉지도 빵빵히 터질 것 같이 크더니 고작 감자칩 몇 개..

 

닐기리봉

 

고산병과 큰 산을 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으니 제대로 하이킹을 즐겨요.. 이상하게 식빵도 먹고 싶어 사과잼과 함께 토스트 빵도 시켰어요. 혼자 하는 네팔 트레킹과 혼밥이 즐겁기만 해요. 이런 맛집 발견하면 하루 더 묵고 싶어요.. 3리 3패스 쿰부 트레킹 할 때도 좋은 롯지 많았지만 안나푸르나와 포카라에서 먹은 음식들이 더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중 칠리치킨(Chilli Chicken).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포카라에서 거의 1일 1 칠리치킨을 할 정도로 좋아했는데.

 

타토파니 (따또파니) 핫 스프링 (따또는 "뜨거운" 빠니는 "물"이란 뜻), 노천 온천탕

카메라와 핸드폰 모두 가져가지 않아 사진이 없어요. 처음에는 물이 미지근한 것 같아서 또 물이 꼭 흙탕물처럼 더러워 보여서 들어가고 싶지 않았는데 들어가니 물의 온도가 확 느껴져요. 매튜는 당연히 들어갔고 저와 어느 독일 여자아이만 망설이다가 결국 제가 마지막으로 들어갔어요.. 따뜻한 것이 너무 좋았어요. 왜 망설였을까? 온몸이 노곤 하고 무릎관절과 발목관절의 긴장이 풀어지는 느낌. 바디 마사지라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을까? 네팔 여인들이 한 옆에서 장돌인지 조약돌인지 돌의 미끈한 면을 몸에 문지르고 있는 게 보였어요.

 

나중에 보니 돌을 가지고 우리나라처럼 몸에서 때를 밀어내고 있었어요. 돌로 때를 밀다니 신기. 다른 곳도 아니고 목욕을 하고 있는 온천이라 사진을 찍지 못해 안타까워요. 온천욕을 다하고 그 옆에서 샤워를 했는데 온천탕에서 흘러내리는 물로 다시 헹구는 격이라 숙소에 돌아가서 제대로 샤워를 하자 했는데 아차~ 숙소에 뜨거운 물이 안 나와요.. 뜨거운 물을 사서 하기에는 기다리다가 추위에 감기 걸릴 것 같고.... 온수가 없으면 냉수에라도 해야지. 찬물로 샤워하다 진짜 얼어 죽는 줄 알았어요.. 고산병에 대한 위험이 없으니 이제 냉수 샤워까지 해요. 따또파니가 안나푸르나 서킷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지점이라 가능했던 것 같아요.

 

 

아무 생각 없이 걷는 하산. 계획된 트레킹 일정이 없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아직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ABC (Annapurna Base Camp)를 할지 그냥 나갈지 결정은 안 했지만 어쨌든 고라파니로 가기로 결정했어요. 하산길은 정말 하루하루 마음도 바뀌고 트레킹 계획도 바뀌는 즉흥적인 하루하루였어요.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가야겠다. 

 

 마을 하이킹 예상시간  comments 
 Kalopani  약 7시간 정도   가사에서 서스펜션 다리 건너강건너 Alternate road
 Lete  
 Ghasa/Tal Bagar  
 Kopchepan  
 Ruspe Chhahara  Ruspe Chhahara 에 작은 폭포있다
 Dana  Dana는 밀밭/다랑이논, 밀감이 유명
 Tatopani  타토파니 온천, 다울라기리 롯이 꽉찾으면 Hotel Himal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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