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카그베니-마르파, 찰싹찰싹 얼굴을 때리는 마르파의 세찬 바람
안나푸르나 라운딩 걸어서 하산, 카그베니에서의 일박
처음으로 침낭을 쓰지 않고 잠을 잔 밤이에요. 희한하게 어제 도착했을 때만 해도 쌀쌀했고 바람도 많이 불었는데 핫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 취침에 들 때는 정말 따뜻해서 잠을 잘 잤어요. 침대에 따뜻한 담요 덕에 반팔을 입고 잤네요. 이 담요 재질 조차도 어린시절 내가 쓰던 담요를 상기시켜요. 10살 전까지 썼던 아기담요. 주황색과 초록색이었는데..
안나푸르나 라운딩 롯지 추천 : 카그베니 야크도널드 호텔 (Yac Donald Hotel)
맥도널드가 아니라 야크도널드. 아침으로 계란 후라이 두개와 토마토 수프를 시켰는데 어제 저녁에 이어 아침도 너무 완벽해요. 할 수 없이 Mushroom Soup(버섯 수프)도 시켰어요. 왜냐면 이 롯지(롯지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fancy한 다이닝 룸 모습이기에 이곳은 호텔이다.)는 아무거나 시켜도 다 맛있는 것 같기에 최대한 많이 다른 음식들도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버섯 수프도 정말 진하고 고소하고 맛있었어요. 어제 다른 테이블에 앉았던 손님은 클레이 팟 베지 누들 (Clay Pot Veggie Noodle)을 먹었는데 맛있다고 난리들이었다. 먹는 것 좋아하는 저인데 저녁을 두 번 먹을 걸 그랬나 봐요. 잠시 부엌에 들어가 구경을 해 보니 깔끔하고 정갈한 부엌살림이에요. 직접 손수 만든 홈메이드 짜빠띠를 무쇠 후라이팬에 굽고 있어요. 계란에 토마토와 양파를 넣은 오믈렛을 만들고 계셨는데 이것 또한 맛있어 보여요. 뭔들..
안나푸르나 라운딩 걸어서 하산, 긴장이 풀어진 트레킹
이제 고소에 대한 걱정도 없겠다, 긴장이 좀 풀어졌어요. 쏘롱라 패스 전에는 고소병 예방에는 물을 많이 마셔야 좋다고 하여 신경을 써서 물을 많이 마시고자 노력했는데 묵티나트부터는 물 마시기에 소홀해졌어요. 산 위에서는 따뜻한 물을 사서 마셨는데 이제 하산만 남은 트레킹, 다시 미네랄워터를 사서 마시기 시작해요.
네팔 안나푸르나 종 마을에서 선물로 받는 유기농 사과
아침에 사과 하나를 먹었어요. 종 마을을 지나면서 잠시 미네랄워터를 사려고 들린 슈퍼마켓에 손님으로 있던 네팔 아저씨가 저에게 금방 나무에서 딴 사과 하나를 건네줬어요. 시골인심 어디를 가나 다 똑같아요. 아침 잘 먹고 후식으로 사과를 또 먹어요.
카그베니에서 좀솜, 다울라기리 보며 칼리간다키강 건너기
아침 일찍 출발을 해야 칼리간다키 강을 걸어갈 때 거친 바람을 피할 수 있다고 하였지만 리사와 저, 아침을 많이 먹는 바람에 출발시간이 지연되었어요. Group Tour가 아닌 것이 다행. 조금 걸어가 본격적으로 강길이 나오기 전, 저 멀리 다리 위를 동물들이 지나가고 있어서 무슨 동물인지 확인하려 카메라 zoom을 해 봐도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갑자기 뛰기 시작했어요. 다리 위를 지나가는 동물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무거운 가방을 메고 전력질주해요. 보기와는 달리 멀리 있던 다리. 다시 zoom 해서 보니 Goat 무리들이다. 다리 위를, 그 많은 goat들이 걸어가는 모습이 장관이었어요.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강과, 폭포 그리고 이 현수교 다리를 만났는지 셀 수가 없어요. 바람 잔잔한 이 강길. 한적하니 띄엄띄엄 멀리 트레커들이 보여요. 하도 멀리 떨어져 있으니 가던 길 멈춰 볼일을 보는 남자 트레커들도 있네요. 좀솜을 들어가기 전까지 이 강길은 메말라 있어요. 우기 때는 다른 모습이겠지. 이 길을 짚이나 버스를 타고 가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이렇게 강으로 내려와 걸으면 찻길과 떨어져 조용히 갈 수 있어요. 그런데 또 그렇게 많은 차가 다니지는 않았어요.
좀솜마을이 얼마 안 남았는지 강물의 수량이 많아졌고 조금 세차 졌어요. 다행히 다른 한쪽은 메마른 땅이라 아직은 찻길과 멀리 떨어져 걸어요.
좀솜마을, 하산을 마치지 않고 계속 걷는다
저 멀리 좀솜마을이 보여요. 무스탕 지역의 중심인 좀솜은 비행장까지 있는 생각보다 큰 마을. 끝까지 찻길로 걷지 않기 위해 리사와 나 강쪽 하류까지 내려가 마을로 곧장 들어가요. 마을에 도착하니 어느새 함께 걷고 있던 하이커들이 다 뿔뿔이 사라져요. 이곳에 묵는 사람, 교통편을 이용하여 따또파니로 가는 사람, 트레킹을 종료하고 버스나 비행기를 타고 아예 트레일을 뜨는 사람. 리사와 저 잠시 앉아 쉬며 간식을 먹으며 숨을 돌려요
마을의 시골 풍경이 정겨워요. 지나가는 아기 당나귀. 다리도 짧고 슈렉 애니메이션 만화에 나왔던 그 당나귀와 똑같아요. 우리는 check-point가 있는 사무실을 가기 위해 마을 더 깊숙이 들어가 봐요. 사내아이 두 명이 자동차 타이어 바퀴를 굴리는 모습이 우리나라 굴렁쇠 돌리는 모습과 비슷해요. 이래서 네팔이 좋다! 감성 느낌 제대로 불러일으키는 시골 풍경. 굴렁쇠는 아니지만 저도 술래잡기, 고무줄, 얼음땡 같은 놀이를 하면서 큰 세대입니다.
아름다운 Thini (티니)마을, 좀솜에서 버스나 비행기를 타지 않고 걸어야 하는 이유
체크포인트 사무소에서 일지를 적은 후 이 아래 다리를 건너 Thini마을을 거쳐 마르파로 향해요. 리사나 저 우리 모두 지도는 없어요. 그냥 물어물어 걸어요. 티니 마을로 가는 길, 가을 풍경 진하게 풍겨요.. 버스를 타고 갔으면 놓칠뻔한 아름다운 풍경. 역시 걸어서 발품을 팔아야 얻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벌써 수확을 마치고 덩그러니 빈 밭도 보이고 아직 수확할 차례를 기다리는 농작물도 보여요. 아직도 예전 방식으로 소를 이용하여 경작을 하니 속도가 느릴 수밖에. 하지만 저는 이런 느림이 좋아요.
저 멀리 설산이 보이고, 새들이 창공을 날아가고, 건너편 우리가 지나온 좀솜 마을이 보여요. 잠시 이곳에 앉아 쉬며 점심 피크닉을 해요. 리사는 배가 많이 고팠는지 허겁지겁 점심으로 싸온 샌드위치를 먹어요.
옥수수 이외에 양배추와 당근도 많이 보이는 농작물 중에 하나. 이미 수확을 마치고 텅텅 빈 밭들도 많아요.
네팔 하산길, 좀솜부터 시작.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이!
사진 엄청 많이 찍은 날. 리사는 쏘롱라 패스 때부터 사진보다는 걷는데 집중한 친구였는데 이 마을에서는 그녀도 엄청 사진을 찍어요. 약간 영화 세트장 같은 그런 느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세트장 마을 느낌. 날씨 또한 너무나 완벽. 마을의 좁은 수로를 통해 물이 이동해요.
이 지붕 위의 강아지 어찌나 나를 보고 짖어대던지, 나를 쫓기 위해 뛰어내리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도 무서워!
돌담과 대문의 높이가 비슷. 높이가 너무 낮아 넘어가기 쉬워 보여요.순박한 네팔 시골마을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문화가 엿보입니다. 저 어릴 적 아파트에 살았는데 아파트 관리실에 열쇠를 맡기는 것이 흔한 일이었어요. 더운 여름에는 아파트 문을 활짝 열고 생활을 했고, 정말 더운 날은 옥상에 올라가 돗자리 깔고 자기도 했는데... 네팔 사람들의 삶은 아직도 그런 삶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담벼락이 이렇게 낮을 수 없죠.
Dhumba Village (덤바 마을 ) 가는 길
돌담길과 오솔길을 지나 아쉬운 Thini마을을 벗어나 덤바 마을로 향해요. 마르파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마을. 이 마을 꼭대기에 호수가 있어요. 작지만 아름다웠던 호수. 그리고 다시 산을 넘어 올라가야만 마르파라는 표지판사인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아래 표지판을 보고 내려가니 마르파 마을은 강 건너편. 강을 건너려 하니 강의 물살이 깊고 거칠어 보여요. 어느 곳 하나 발을 디딜 마른땅이 없어요. 마르파 마을에 가까이 갈수록 강의 폭은 넓어지고 물살은 거칠어져요. 할 수 없이 왔던 길을 멀리 돌아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갔다 다시 돌아와야 해요. 아까 지나온 마을들에서 너무 시간을 지체했는지 그새 바람이 거세졌어요. 이게 마르파에서 불어오는 모랫바람이구나.!!! 그래서 일찍 트레킹을 시작했어야 하는 건데.... 피할 수 없다면 맞아야지.
헌데 바람이 정말 너무 세요. 선글라스를 끼고도 눈 안에 모래 알갱이가 들어가고 얼굴 모공까지 모래알이 박히는 느낌, 입을 벌리면 입속까지 모래알이 들어가요. 코와 귀로 모래알이 들어갈까 봐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했어요. 바람을 등지고 뒤로 걸어도 보고 상체를 90도 가까이 숙여 걸어보기도 했지만 바람은 제 발걸음 속도를 뎌디게 해요.
얼굴에 잔뜩 모래 알갱이. 아~ 나중에 옷을 탈탈 털어야겠다. 물살이 굉장히 세졌어요. 덤바 마을까지만 해도 하이킹하기 정말 좋은 날씨였는데 이렇게 맞바람이 불다니. 바람으로 따귀를 맞는 기분이에요.
네팔 안나푸르나 마르파(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 이란 뜻 ) 마을
역시 마르파는 사과의 마을이라 어디를 가나 꼬챙이에 돌려 깎아 얇게 썰은 사과를 말리고 있어요. 먼지바람 다 묻었겠지만 그래도 유기농 상품. 마르파에서 말린 사과 두봉지를 사서 먹었어요.
Thini 마을처럼 마르파에도 이렇게 수로가 이어져 있어서 사람들이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해요. 정말 이 정겨운 시골마을 너무 좋아요.
마르파 숙소
이름은 생각 안 나는데 제가 독방을 무서워하는 이유로 리사와 방을 쉐어했어요. 미국인 리사는 독방을 쓰고 싶었을 것 같아요. ^^ 밤에 자는데 바람소리도 무서워요. 그런데 이 숙소 음식 맛은 별로. 저녁에 마을 마실을 나갔더니 어느 한 롯지에 스파게티 냄새가 진동해요. 결국 저녁은 그 롯지에 가서 먹었는데 애플 라씨도 맛있고 스팀 모모도 정말 맛있었어요. 역시 롯지는 무조건 사람 많은 곳으로 가야 해요.
여전히 쌀쌀한 마르파 마을의 밤
여전히 아직 추운 밤. 롯지에 난로 시설이 제대로 안 갖춰졌어요.. 에구, 조금 더 숙소를 알아보고 선택했어야 했는데. 다른 롯지에서 저녁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들렸던 사원. 내일은 칼로파니로 가는 날. 하지만 리사는 버스를 타고 타토파니로 간다네요. 내일 저는 다시 싱글 트래커가 돼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리사랑 헤어지면 슬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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