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10월 24일남체 - 팡보체-딩보체
네팔 쿰부 3패스 3리를 앞둔 첫 아침식사
오늘은 본격적으로 3패스 3리 트레킹을 하는 첫날이다.
아침부터 분주하기도 하고 들떠있다.
삼부자도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있다.
삼부자는 방 하나를 같이 쓰니 숙박 비용은 완전 공짜나 마찬가지다.
3패스를 같이 하자고 의논을 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다. 사람의 인연이란 신기하다.
안나푸르나에서는 식사를 하는 조건으로 숙박을 아예 안 받거나 적게 받거나 하는 경우도 있는데 쿰부는 그런 것이 없다.
롯지 공짜 핫 워터
자주 갔던 카페에서 일하는 남자애가 어제 저녁 덜 충전된 충전기를 놓고 가도 좋다고 하였다.
하이킹 떠나기 전에 찾으러 갔더니 뜨거운 물까지 공짜로 채워준다.
고마운 마음에 애플파이 하나를 샀고 나중에 정말 배고플 때 맛있게 잘 먹었다.
한치 앞도 안 보이는 황당한 구름 낀 날씨
이제까지 살레리에서 걸어 올라오면서 이렇게 구름이 많이 낀 날씨는 처음이다.
구름이 집어 삼킬 것 같다는 말을 실감한 아침이다.
오늘 정말 기대를 많이 한 트레일이어서 실망이 크다.
언제나 아침은 푸른 하늘이였다가 오후 12시 즈음되어 구름이 올라오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구름이 자욱한 것을 보니 날씨가 하루종일 흐릴 것 같다.
남체-팡보체 가는 길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나타났는지 궁금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남체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 아름다운 풍경이 모두 구름 속에 감춰졌다.
게다가 날씨까지 으스스하다.
원래는 텡보체에서 하이킹을 마치고 싶었는데 롯지가 다 꽉 차서 다음 마을로 이동한다.
가방을 하루 매지 않고 쉬었던 탓일까?
하이킹이 너무 힘들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풍경이 나를 더 지치게 만들고 생각이 많아지게 한다.
시계 방향이 아니라 반시계 방향으로 갈 것을 그랬나?
인터넷으로 모은 정보를 가지고 하루 얼마를 걸을지 결정을 했는데
정말 사람마다 체력이 다르기 때문에 나한테는 내가 짠 계획표가 너무 힘들다.
남체 카페 애플파이
아침에 애플파이를 산 것이 신의 한 수다.
정말 힘들고 지친 하이킹에 애플파이가 오아시스가 되었다.
나는 원래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데 산에서는 단것을 많이 찾게 된다.
베트남에서 산 아끼는 스카프 잃어버림
15년도 더 된 베트남에서 산 스카프를 잃어버렸다.
예쁘기도 하고 정말 실용적이었는데, 오늘 진짜 되는 일이 없다.
다시 뒤돌아 가서 찾아 봤지만 도대체 어디 즈음에서 떨어뜨렸는지 알 길이 없다
사진, 영상 다 안찍음
무슨 생각이었냐면, 3패스 3리 마치고 이 길만 다시 오자 했었다.
"다시 와서 찍지 뭐" 란 생각에 영상도 사진도 없다.
"다시"라는 말은 이곳에서 안 통한다.
한번 지나치면 끝이다.
그만큼 체력이 딸려 3패스 마치고 이길을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3패스 마치고는 모든 아쉬움이 초월했다고나 할까?
이제까지 본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가지 않았다.
팡보체 숙소
가려던 숙소는 정말 왜 이렇게 일찍 꽉 차는 것인지, 하긴 늦게 도착하기도 했다.
포터와 가이드가 있으면 미리 예약이 가능한데 말이다.
아마다블람 롯지는 누군가가 안좋은 경험을 써놔서 가지 않았다.
보기에서 오래되어 보였다.
그래서 에베레스트 롯지 바로 맞은편 롯지에 방을 구했다.
이때만 해도 내가 블로그를 할 거라 생각을 안 했기 때문에 숙소의 이름은 적어두지 않았다.
식사는 항상 그렇듯 감자요리나 볶음밥, 아니면 라라 누들이나 뚝바이다.
삼부자는 역시 외국인이라 그런지 스파게티를 많이 먹는다.
특별히 나쁘지도 또 좋지도 않았던 무난한 롯지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말 추웠던 팡보체
해가 없이 트레킹을 한 데다가 아직 롯지 다이닝룸에 난로를 피기 전이기 때문에 정말 추웠다.
빨리 침낭을 빼 공기가 채워지게 하고 핫팩을 붙인다.
디보체에서라도 그냥 잘걸 괜히 팡보체까지 왔나 싶었다.
항상 이렇다. 계획을 해 놓고 거기에 맞추는 것도 좋지만 나는 조금 느슨하게 성격을 바꿀 필요가 있는 듯하다.
뜨거운 물을 큰 bottle에 시키고 계속 마시며 몸을 녹이는 수밖에.
지금 먹고 싶은 것, 매운 라면, 김치, 깻잎, 장아찌 종류, 따뜻한 국물
팡보체 아침 날씨
반반. 구름이 반, 푸른 하늘이 조금 보인다.
딩보체로 갈수록 날씨가 좋아질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니 팡보체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나 싶다.
아마다블람이 코앞에 보이는데 어제는 구름에 가려져 아무것도 보질 못했다.
오늘도 이른 아침이라 구름이 완전 게이지는 않았기에 팡보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못 보고 떠난다.
아침식사와 컨디션
역시나 감자에 계란.
심장이 조금 빨리 뛰는 것 같기도 하고,
두통도 조금 있다.
하지만 고산에 적응해 가는 과정인 것 같다.
쿰부는 미네랄워터를 팔지 않으므로 뜨거운 물을 사서 마시거나 찬물에 소독하는 알약을 타서 먹는다.
일상이 배낭여행
배낭여행은 일상이다.
어릴 적 동남아와 인도 배낭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쭉 배낭여행을 즐긴다.
미니멀리즘 미니멀 라이프를 즐긴다.
밴쿠버에 살면서도 짐이 많이 없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상태이다.
침낭, 백팩 배낭, 호스텔 게스트하우스 불편하지 않다.
핫팩은 필수
추운 쿰부 히말라야의 날씨에도 잠잘 때 끄떡없다.
노포터 노가이드
아무리 생각해도 잘 한 결정이다.
포터, 가이드 없이 온 것에 후회 없다.
멈춰 사진 찍고 싶음 찍고, 쉬고 싶음 쉬고, 먹고 싶으면 먹고 자유롭다.
다만 배낭의 무게로 인해 어깨가 아플 뿐이다.
삼부자와 하이킹
삼부자는 역시 빠르다.
완전 경보다.
나까지 너무 빠르게 걷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게 무슨 산악 마라톤도 아니고 천천히 가야 고산병이 오지 않는데.
이상하게 왼쪽 무릎도 뻐근한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내 속도에 맞춰 걸어야겠다.
카메라와 스마트폰
이렇게 짧은 거리의 트레킹에는 두 개 다 사용한다.
카메라를 목에 거니 목이 의외로 피곤하다.
이번 여행을 위해 큰맘 먹고 구입한 미러리스 캐논 카메라,
44리터 그레고리 백팩,
하이킹 부츠.
백팩을 메고 힘든 상황에 카메라보다는 스마트폰을 쓰게 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삼성폰 말고 애플 아이폰을 사서 오는 건데 말이다.
즐거운 하이킹
다리도 건너고
강도 건너고
소들과 야크들도 보고
설산의 설경을 배경으로 한 풍경도 멋지다.
야크 목에 달린 방울의 소리도 아름답다.
새들은 날개를 펴고 바람을 탄다.
가을이 저물어가는 풍경을 보며 어느 금세 딩보체에 도달한다.
딩보체 롯지
춥지만 햇볕이 드는 방을 받았다.
삼부자는 맞은편 건물에 방을 얻었다.
딩보체 롯지는 건물이 두 개 있다.
바로 앞에 수돗가에서 빨래를 하는데 20초 만에 끝냈다.
손가락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물이 차다.
햇볕 아래서는 따뜻하지만 역시 고산이라 바람도 물도 차다.
샤워는 생각도 안 한다.
샤워 파이프도 얼어 붙어 하고 싶어도 못한다.
롯지가 조용하다.
삼부자가 매일 스파게티를 시켜 나도 먹어보았다.
맛은 쏘쏘.
삼부자 이번에는 토마토 피자를 시킨다.
냄새도 보기에도 맛있어 보인다. 나
도 피자 시킬 걸.
우리밖에 손님이 없다.
조용한 롯지.
가족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삼부자와 더 친해진 계기가 된 숙소다.
롯지 다이닝룸에 볕도 잘 들고 난로도 빨리 피워주어 좋았다.
이 숙소 추천!
네팔 롯지에 있으면 층간 소음이 아니라 옆방 소음이 잘 들리는데 손님 없는 이 롯지 정말 조용하다.
고층빌딩 숲에 살다 이렇게 풍경 좋은 롯지에서 잘 수 있는 네팔 트레킹이 좋다.
힐링이 되는 풍경
바람이 안 불고 춥지만 않으면 정말 야외에서 요가와 명상을 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텐데 보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너무 춥다.
딩보체 낭카르창 하이킹
바람도 많이 불고 구름이 끼기 시작해 낭카르창에는 왕복 두 시간 정도를 소비한 것 같다.
딩보체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독수리들이 날개를 펴고 바람을 타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역시 파타고니아 갈 때 구입한 노스페이스 (north face) 바람막이 고어텍스 재킷은 아무리 생각해도 유용하게 입는 것 같다.
딩보체 롯지의 밤
주인아주머니와 아저씨도 친절하시고, 꼬마 아이도 귀엽고, 일하는 일꾼 15살짜리 남자애도 귀엽고, 손님은 우리뿐이다.
저녁에 다 같이 모여 카드놀이를 했다.
이유 없이 배를 움켜잡고 웃고 또 웃었다.
정말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는데 다들 이렇게 미친 듯 웃는 것은 오랜만이라는 반응이다.
삼부자 없었으면 이 3패스 트레킹이 외로웠을 것 같다.
우리는 이제 한팀이다.
트레킹 일주일만에 한국음식 그립다.
바나나. 안나푸르나에서도 그러더니 과일 중에 바나나가 가장 먹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바나나 파우더를 가져가려 했는데 살 수가 없었다.
미국 Trader Joe's 에서도 파는데 왜 밴쿠버 슈퍼마켓에는 없는 거야!
라면, 삼겹살 먹고 싶다.
네팔 음식은 뭔가 2% 부족한 맛이다.
포카리스웨이트 같아.
뭔가 부족해.
아직 3패스 시작도 안 했는데 한식이 그리우니 큰일이다.
위로 올라가면 별미 신라면을 파는 롯지도 있다는데 한번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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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
높이 |
예상시간 |
Comment |
Namche | 3440 | 1시간 |
디보체는 롯지도 별로 없고 탱보체나 팡보체에서 자는 것이 좋겠다. |
Kyangjuma | 3600 | 텡보체의 일출, 일몰 멋지고 쿰부에서 가장 큰 곰파가 있다. | |
Sanasa | 3600 | 30분 | 팡보체 에베레스트 롯지등 괜찮다는 롯지 방 꽉참 |
Phunki Tenga | 3250 | 1시간 | 팡보체 옴 카일라스롯지 음식 맛있단다 |
Tengboche | 3860 | 2시간 | 팡보체에서 미니트렉으로 아마다블람bc와 밍보계곡 |
Deboche | 3860 | 30분 | |
Pangboche |
3930 | 1시간 30분 |
마을 | 높이 | 예상시간 | comment |
Pangboche | 3930 | 1시간 20분 | 소마레 가는길 팡보체 엄홍기 휴먼 스쿨 |
Somare | 4010 | 짧지만 소마레에서 딩보체 트레일 힘들다 | |
Dingboche | 4410 | 1시간 40분 | |
Nangkar Tshang | 5140 | 왕복 4시간 | |
Dingboche | 4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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