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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쿰부 히말라야 3패스 3리 혼자 트레킹

[네팔 여행]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23 - 딩보체-추쿵, 추쿵리 (마지막 샤워)

by 머금이 2019.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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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5일, 딩보체 - 추쿵(마지막 샤워)

 

딩보체 아침, 작별인사

어제 너무 정이 들었다. 

난로불에 둘러앉아 카드놀이를 하며 어린애처럼 깔깔 웃던 우리들. 

그렇게 웃어보기 정말 오랜만이다. 

추석이나 설날에 친척들이 모여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다들 돌아가면 오는 적막감 같은 느낌이다. 

정들었던 하룻밤

이제 삼부자와 나는 떠날 시간이다. 

단체 사진을 찍고 아침을 먹고 슬슬 떠날 준비를 하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꼬마에게 땅콩 알사탕 하나를 주니 아껴먹으려 다시 엄마한테 준다. 

귀여운 것! 

아침 9시,  

추쿵으로의 트레킹 시작.

 

 

 

 

단체 사진. 딩보체 롯지 식구들과 삼부자

오늘 트레킹 컨디션

왜 이렇게 힘들지? 

땅으로 몸이 꺼지는 것 같다. 

혈당 떨어지는 소리 들린다. 

배낭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4000미터 고산이다 보니 이제 실제 무게보다 더 무겁다. 

가슴도 답답하고 숨도 크게 들이 쉬게 된다

어제 잘 놀고 재충전되었을 만 한데 이상하다.

 

낭카르창에 구름이 사라진 아침

 

고드름 얼음 빨래

어제 빨아 놓은 양말이 마르기는 커녕 얼어붙어 가방에 달고 간다. 

바람이 차기 때문에 빨래가 제대로 마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빨래 세제는 내 바디 샴푸를 쓰고 있다. 

어차피 세제도 안 가져 왔고 샤워도 못하니 어딘가에는 내 바디샴푸를 써야 했다. 

이제 올라 올 만큼 올라왔으니 비 걱정은 없는데 눈이 올까 걱정이다. 

언제나 맑은 날씨일 텐데 눈만 오지 않기를 바란다.

 

딩보체가 멀어진다.

 

몸이 고산에 적응되는 느낌. 

심장은 뛰고 쪼이는 듯한 느낌, 

손가락에 찌릿하는 느낌이 있다. 

삼부자 중 딜런은 자꾸 두통을 호소, 가슴도 퍽퍽하니 아픈가 보다. 

그러나 고산병은 아닌 듯. 

하이킹을 자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큰 하이킹은 작년 안나푸르나 이후 처음이라 더 힘이 딸린다.

 

모두 무사히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가기를. 고산병이나 부상때문에 헬리콥터를 타는 일이 없기를!!

 

추쿵으로 가는 길. 아침은 항상 이렇게 맑은데 오후 1시정도만 되면 구름이 몰려온다.

 

힘들다. 풍경은 좋은데.. 높이 올라갈 수록 힘이들다.

 

무슨 꽃일까? 이 빨간 꽃이 설산과 잘 어울린다.

 

이렇게 보니 천사 아저씨가 삼부자와 내 사이를 걷고 있었구나!

 

 

 

 

날개 숨긴 천사 같은 포터 아저씨.

삼부자가 저만치 앞서가다 나를 기다린다. 

삼부자에게서 뒤떨어져 걷고 있는 내가 불쌍했는지 어떤 천사 같은 네팔 분께서  내 배낭을 메고 추쿵까지 가주겠다 했단다. 

삼부자 왈 "이분이 먼저 제안했어. 공짜로 매고 가주시겠대" 

나는 괜찮다 했다.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짐을 지우는 것도 그렇고 공짜라 더 부담스럽고. 

하지만 오늘은 내가 너무 힘이 들다. 

조금 더 고산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그렇게 하기로 했다. 

돈을 드리고서라도 오늘은 이분의 신세를 져야겠다. 

내 간식도 나눠드리고 고맙다는 사례를 조금 드렸는데 받지 않으시려 한다.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나도 계속 내 주장을 펴며 받으셔야 한다고 했다. 

고맙다며 받으시는 그분에게 내가 더 고마움을 느꼈다. 

오늘 이분 덕에 2시간 정도는 가방 없이 잘 왔다. 

롯지에 도착해서 조금의 사례를 더 드렸다. 

그냥 내 마음이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분의 마음이 너무 고마왔기 때문이다. 

얼굴에서부터 인자함이 묻어 나오시는 그런 분이다. 

한 번도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 같은 평온하고 착한 사람의 모습.

가족을 위해 포터로써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

 

내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해주신 천사 포터아저씨. 정말 지쳤을 때 도움을 주신 고마운 아저씨.

 

일란성 쌍둥이라는데 영 닮지 않은 젝과 딜런.

 

포터가  있으면 사진찍으며 걸을 수 있어 좋다

이런 거구나. 

포터와 함께하면 이렇게 조금 가볍게 그러나 결코 쉽지만은 않은 트레킹을 할 수 있구나. 

사진도 찍으며 걸을 수 있구나. 

이 아저씨와 함께라면 트레킹 마칠 때까지 같이 가고 싶은데 알고 보니 이분은 다른 그룹의 포터셨다.

 

이제 점점 풍경이 거칠어진다.

 

짧은 하이킹, 돈돈돈 하는 롯지, 추쿵 리조트 롯지

딩보체에 있다가 여기 오니 너무 상업적이다. 

모든 것이 비싸졌다는 것은 고산이니 다 아는 사실인데 너무 돈돈돈 하는 느낌이다. 

아참. 네팔 카트만두에서 환전 한 루피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무게가 절감된다. 

어쨌든 이 롯지 셰르파 스튜가 맛있다 하여 왔건만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을 보니 맛은 별로 였던 것 같다. 

삼부자는 또 피자와 스파게티. 메뉴가 한정되어 있다. 

다이닝 룸도 춥다

 

 

 

 

불을 핀 것 같은데 연료를 팍팍 안 넣는 느낌이다. 

짠돌이 롯지. 

요즈음에는 사람들이 후기를 인터넷에 많이 남겨 웬만하면 서비스에 신경을 쓰는데 이곳은 워낙 롯지들이 한정돼 있다 보니 갑을 관계가 확실하다. 

아~ 안나푸르나 라운딩에서의 친절한 서비스가 그립다.

 

내 배낭을 매고 추쿵까지 함께하신 아저씨.

 

춥지만 않으면 소풍하며 고기 구워먹으면 딱 좋을 날씨. 그런데 보기와 다르다. 춥다.

 

정말 짧은 하이킹인데 왜 이렇게 힘들까? - 추쿵이 보인다.

 

추쿵리에 잠시 오르다

하이킹이 일찍 끝났고 좀 더 고산에 적응하기 위해 추쿵리를 조금 올라가 보았다. 

올라가는 사람들과 더불어 올라가다 mountain bird도 보고 이곳에서 에리카라는 미국 여자애도 만난 것 같다.

그 이후로 고쿄 마을까지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한다.

 

추쿵에 도착해 추쿵리를 잠시나마 올라가 본다. 구름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

 

추쿵리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힘들다.

 

다른 롯지의 핫샤워

옆 롯지 sunrise eco guest house에 핫 샤워가 좋다고 해서 큰맘 먹고 핫 샤워함.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이제 고산에 적응했다는 확신이 있어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핫 샤워는 핫하다 못해 뜨거움. 

너무 좋았다. 

나에게 이런 비누 향기가 난게 얼마 만인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샤워실에서 나오기 싫었지만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제한된 시간에 마쳐야 한다.

 

롯지 물가 가격상승, 비싸다.

이제 모든 것이 비싸진다. 

음식도 충전도 뜨거운 물도 모두. 

그래도 이렇게 고생해서 물자를 이동해 와야 하는 포터 야크들을 생각하면 비싼 가격이 아니다.

샤워를 한 나를 보고 삼부자가 놀리며 "Royal" 로열이란다. 

이들이 샤워를 할 수 없는 것이 이해가 간다. 

3명이면 돈이 벌써 얼마인가.

 

 

 

 

삼부자의 놀림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제니를 부르듯 나를 부른다. 젠니~~~~~ 라면서. 

이제 가족이다. 

카드놀이는 날마다 멈추지 않는다. 

취침 전까지 오락거리가 카드밖에 없다. 

인터넷도 안되니 말이다.

 

콩마라 패스를 위한 준비

내일은 콩마라 넘는 날. 

나는 아침형 인간이고 아침밥을 가장 거하게 먹는다. 

거의 두 시간에 한 번씩 적은 양을 먹는 내가 하이킹하면서는 잘 먹지 못하니 기운이 없다. 

내일 아침을 거하게 예약해 놓았다. 

 

핫팩 두개, 뜨거워 죽는 줄 알았던 취침

추운 롯지, 핫팩 두 개 하고 잤더니 침낭 속이 찜질방 같다. 

덥고 배도 고파서 일찍 잠에서 깬다. 배가 고프다 못해 위가 아픈 것 같다. 

뱃가죽이 달라붙는 느낌이다. 

삼부자는 침낭도 없이 핫팩도 없이 도대체 어떻게 이 추운 밤을 보낼 수 있는 것이지?? 

미스터리!

마을  높이  거리  comment 
 Dingboche  4410  1시간 45분 추쿵 롯지 6개 정도,
 Bibre  4480 추쿵 밤 은하수 별 멋있다던데 나는 추워서 못봄
 Chhukhung  4730  30분 추쿵리에서 추쿵픽 (5800)으로 이어서 오르는것 추천
삼부자로 인해 올라가봄
 Chhukhung Ri  5550  추쿵리 왕복 4시간 추쿵: Sunrise Eco guest house-핫샤워 좋고 가족적인 분위기, 사람들도 진짜 친절하고 신라면도 있다.
 Chhukhung  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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