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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노포터 노가이드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9 - 아이스 레이크, 고산병인지 감기몸살인지

by 머금이 2018.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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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 브라카 마을 고소 적응 일-아이스레이크

브라카 마을, 네팔 안나푸르나 10월의 아침 기온

춥다. 자는데 몸살 기운이 느껴졌는데 고소인지 감기몸살인지 구분이 안 가요. 매일 추운 밤이 오는 게 무섭더니 드디어 올 것이 왔나 봐요. 오늘 아이스레이크 가는 날인데 몸이 천근만근. 고산병 예방에 좋다는 생강차를 주문하고 아파도 아침을 거르지 말아야 하기에 뗌뚝을 시켜 먹어요. 아파도 역시 뗌뚝은 맛있어요. 꼭 한국의 수제비와 비슷해요. 고산병에는 마늘 수프도 좋다는데 마늘향이 너무 진해 먹으면 머리가 더 아플 것 같아요.

 

브라카 마을 또는 마낭에서 갈 수 있는 아이스 레이크 

아이스 레이크 가는 길이 쉽지 않네요. 브라카에서 1100미터를 하루에 올리는 코스. 왕복 7시간이 걸리는 등산. 컨디션도 안 좋은데 갑자기 고도를 높이니 산소량이 부족해 몸에 무리가 오는 듯, 배낭을 메고 가는 것도 아닌데 시작부터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이 너무 힘들어 한발 한발 천천히 걸으니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요.

 

감기가 오려는지 안면 쪽이 무거운 느낌이고 귀도 먹먹해서 혹시나 고산병은 아닌지 불안했어요. 어느 정도 고도를 오르니 비행기 탈 때처럼 귀가 먹먹한 느낌. 침을 삼켜도 하품을 해도 안되길래 조금 내려가서 귀를 풀어주고 있었더니 다른 팀의 가이드와 포터가 저보고 천천히 걸으라고 조언해 줬어요. 가져온 초콜릿과 생강 사탕으로 에너지를 충전한 후 더 천천히 걸었어요. 매일매일이 고산병이 오면 어떻게 하지? 걱정하는 불안의 연속이에요. 

 

 

 

아이스레이크 가는 길

 

 

아름다운 안나푸르나 설산 감성 풍경, 카메라가 쉴 틈이 없다.

힘들어도 사진은 또 찍어요. 사진을 찍느라 걸음을 멈춰 잠시 쉬었다 다시 걷는 것이 더 힘들지만 그렇게 함으로 해서 자동적으로 천천히 고도를 높이게 돼요. 안나푸르나 설산 연봉들이 파노라마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데 저 또한 높은 곳에 올라와 있기에 앞에 펼쳐진 산들이 손에 닿을 듯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에요. 내려다보면 티베트식 브라카 마을과 마르상그디강 줄기가 지그재그 흘러가요. 이 강은 틸리초 레이크에서 내려오는 강물이에요. 날씨가 좋으니 멀리 왼쪽으로 강가푸르나 빙하(Gangapurna Glacier)와 빙하에서 내려온 물이 고인 강가푸르나 호수, 마르상디 강, 마낭마을, 틸리초 피크가 다 보여요. 직접 보지 않고서는 사진으로는 담을 수없는 이런 신비로운 자연의 모습이 정말 경이롭습니다.

 

마르상그디강 줄기

 

아이스 레이크 가는 방법: 업퍼피상-뭉지-아이스레이크에서 브라카나 마낭으로 이동, 업퍼피상-브라카-아이스레이크, 업퍼피상-마낭-아이스레이크

사람마다 다 다른 경로로 아이스레이크를 오는 것 같아요. 어디서 오건 도착하는 아이스레이크에서 강가푸르나 피크와 빙하, 눈부신 설봉, 강렬한 햇빛, 강한 바람을 만날 것입니다.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추위 대비, 방한, 미리 한 겹 더 껴입기

항상 바람이 더 강해지고 추워지기 전에 산 밑쪽에서 미리 옷을 더 껴입어야 해요.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몰랐던 나. 파타고니아 핏츠로이에 오를 때 정말 추운 날씨였는데 정상에 올라 미친 듯 파타고니아의 매서운 바람 부는 호수 앞에서 안에 옷을 하나 더 껴 입으려고 고어텍스 점퍼를 벗었다가 얼어 죽을 뻔한 기억이 나네요. 세찬 칼바람에 한기가 느껴지는 와중, 점퍼에 팔을 넣기가 힘들었고 친구의 도움이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어요.

 

 

안나푸르나 아이스레이크(Ice Lake) 호수

개인적으로 몸이 아팠음에도 불구하고 오른 아이스레이크가 틸리초 호수보다는 더 마음에 와닿았어요.틸리초처럼 완전 deep blue sea는 아니지만 설산의 가을 단풍, 황토색 잡초들 사이 그 높은 고산에 위치한 호수의 모습이 굉장히 단아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올라오면서 보는 안나푸르나 2, 4봉과 강가푸르나의 빙하, 멀리 틸리쵸 피크까지, 높이 올라온 만큼 고산의 설산들이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요.  

 

실제로 안나푸르나 2나 안나푸르나 4는 우리가 있는 위치보다 아직 3000미터는 더 높은데도 진짜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실제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높은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까이 보여요. 이런 풍경은 내가 지금 얼마나 높이 올라와 있는지 조차 잊게 해요.

 

 

 

아이스레이크

 

안나푸르나 아이스레이크 호수에서의 피크닉

점심으로 준비해 간 계란 샌드위치. 쿠킹호일에 쌓인 에그 오믈렛 식빵 샌드위치를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호수 둘레를 걸어 봤어요. 지금이야 쿰부까지 다녀왔으니 4600미터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데 이때만 해도 심장이 쪼여지는 듯한 그런 느낌으로 빨리 하산하고 싶었어요. 고산병 걱정 때문에 너무 예민했는지 상상 고산병에 걸린 것처럼 없던 증상도 생겨나게 했던 것 같아요. 

 

 

신발에 날개 달린 3명의 하이커 남자들, 빠른 걸음 고산병에 걸릴 확률 높인다.

각각 호주, 영국, 미국이었나? 아무튼 3명의 남자들이 정말 빠른 속도로 아이스레이크에 올라가는 것을 올라오면서 봤어요. 그리고 제가 점심을 먹고 사진을 찍느라 호수를 둘로 보고 있을 때 이들은 이미 감상을 마치고 하산하려는 참이었고요. 하산 직전 그중에 한 명이 저에게 단체 사진을 찍어달라 하여 찍어주었기 때문에 이 3명을 기억해요. 단체사진을 찍고 또 빠른 속도로 하산을 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이들을 다시 만난 것은 시르카르카에서 틸리초 베이스캠프로 가는 날. 세명에서 한 명이 줄어 두 명뿐이었어요. 한 명이 아이스레이크 하이킹 마치고 밤에 고소가 심하게 와서 트레킹을 중단하고 지프차를 타고 내려갔다고 해요. 역시 고소에는 빠른 걸음이 문제였어요.

 

드디어 몸살? 또는 고소병? 심하게 아팠던 밤 브라카의 밤, 컨디션 조절 실패.

컨디션이 안 좋은 것을 알면서도 오기, 또는 어떠 이유로든 아이스레이크까지는 올랐는데 다녀와서 몸이 너무 안 좋아 브라카에서 1박을 더 하기로 계획을 변경했어요. 원래는 아이스 레이크 갔다가 같은 날 정말 짧은 거리 마낭 마을로 이동하려 했었거든요. 이날 밤에 심하게 열이 나고 몸살기가 와서 시름시름 앓았어요. 이렇게 심한 몸살을 토론토에서 두 번 밴쿠버에서도 한번 겪은 일이 있어서 심히 걱정이 되었어요. 끙끙 앓는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은 느낌. 감기인지 고산병인지 우선 Advil 먹고, 옷 껴입고, 핫팩 붙이고 잠을 자는데 완전 땀범벅. 옷도 젖고 침낭 안도 습기가 차서 축축 어쨌든 그렇게 잠이 들었어요. 이제야 내가 든 여행자 보험에 무엇이 포함되어 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밤.

 

 마을 높이  하이키 예상 시간  comments 
아이스레이크 4600   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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